줄잇는 '긴급 대처분', 할인품목 극히 적고 대부분 재고…행사장 찾은 사람들 "상품성 없는 것도 많아 매번 실망"

'사장님이 미쳤어요', '아울렛 철수 매각 처분', '폐점 세일'과 같은 전단 광고가 일상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이를 다녀간 소비자 불만도 쌓이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창원의 한 유통센터에서도 초대형 스포츠 아울렛 매장 폐점으로 긴급 대처분(?) 행사를 하고 있다. 나이키, 아디다스, 프로스펙스, 푸마 등 유명 스포츠 브랜드와 노스페이스, 코오롱, 김영주골프 등 유명 아웃도어 상품을 50~80% 할인가격에 폐점 세일한다고 홍보했다.

첫날인 23일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찾았지만 "또 속았다"고 푸념하는 소비자들이 더 많았다. 심지어 정품인지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소비자도 상당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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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점 세일 전단을 보고 찾은 사람들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이혜영 기자

김필호(40대·가음동) 씨는 "나이키 운동화를 3만 9000원에 싸게 사려고 왔다가 크게 실망하고 돌아간다. 일부 볼품없는 한두 개 제품만 이 가격이고 괜찮다 싶은 운동화는 12만, 14만 원을 훌쩍 넘는다. 점퍼는 23만 9000원짜리도 있다. 아울렛 매장을 이용하는 게 훨씬 싸다"며 빈손으로 발길을 돌렸다.

'쥬니어 츄리닝 3종 세트(상·하+점퍼) 5000원'이라는 전단을 보고 행사장을 찾았다는 주부 이경애(30대·소답동) 씨는 "싼 게 비지떡인 줄은 알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렀다. 사면 오히려 짐스러울 정도로 허름한 제품을 파는 것에 불쾌했다. 5000원 상품으로 유인해 10만 원 상품을 팔려고 든다"고 지적했다.

가격표에는 떨이를 실감케 하듯 12만 9000원에서 7만 9000원으로, 또 6만 5000원으로 수정한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 재고 관리되면서 구김과 먼지로 상품성이 없는 제품도 적지 않다. 박음질도 엉터리로 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행사장 아르바이트생 역시 사람들의 질문과 불만에 "제품 소개보다 욕먹는 게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폐점 세일 전단을 보고 찾은 사람들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가격표에는 '떨이상품'임을 실감케 하듯 12만 9000원에서 7만 9000원으로, 또 6만 5000원으로 가격을 수정한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 /이혜영 기자

행사 담당자는 현재 유사 행사를 창원 외 다른 지역에서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폐업한 스포츠 매장 상품 외 모피, 가죽 제품도 판매한다는 지적에는 스포츠 아울렛 폐점으로 긴분 처분하는 상품에 현지(창원) 매장 상품을 끌고 왔다고 설명했다.

행사장에서 산 상품은 3주가량의 행사 기간 이후에는 환불과 AS 처리가 불가능하다. 행사 담당자는 브랜드 대리점과 유통망이 다른데다 지역과 점포를 이동해가며 영업을 하기 때문에 환불과 AS가 곤란하다고 해명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정상적인 브랜드나 매장이 폐업했다고 정확하지도 않은 유통망으로 이렇게 상품을 처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브랜드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가격이 워낙 저렴해 소비자들이 많이 찾지만 상품 질과 교환·환불 등을 고려해 현명한 소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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