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나종덕 "NC 안방마님 꼭 되고 싶습니다"…지역예선·결승 승부 바꾼 홈런 두 방 '해결사'

"NC 다이노스에 꼭 가고 싶습니다."

지난 22일 강원도 강릉야구장에서 열린 '제96회 전국체전' 고등부 야구 결승전에서 마산용마고는 대구 경북고를 8-3으로 꺾고 무려 51년 만에 전국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용마고의 전국체전 우승에는 포수 나종덕(2년)의 활약이 컸다. 나종덕은 치열했던 지역 예선에서 결승포로 팀을 경남 대표로 이끌었고, 경북고와의 결승전에서 경기를 뒤집는 2점 홈런을 작렬하는 등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지역 야구계에서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대형포수감'이라는 후한 평가를 받은 나종덕을 26일 오후 마산용마고 야구장에서 만났다.

아직 전국체전 우승의 감격이 가시지 않은 듯 체전 이야기부터 흘러나왔다.

제96회 전국체전에서 마산용마고를 51년 만에 우승으로 이끈 포수 나종덕이 26일 학교 운동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그는 "올해 2개의 홈런(전국체전 지역 예선, 전국체전 결승전)을 쳤는데 두 홈런 모두 영양가가 높아 기뻤다. 특히 전국체전 결승전보다는 지역 라이벌인 마산고를 상대로 때려냈던 3점 홈런이 더 짜릿했다"며 해맑게 웃었다.

지난 8월 3일 마산구장에서 열렸던 전국체전 경남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나종덕은 팀이 2-3으로 뒤진 7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마산고 오지훈의 직구를 때려 왼쪽 담장을 넘기는 결승 역전 3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 홈런으로 용마고는 전국체전 출전티켓을 거머쥐었다.

기세를 몰아 나종덕은 지난 22일 전국체전 결승전에서도 2-2 상황에서 승부를 뒤집는 투런포로 51년 만에 용마고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185㎝ 95㎏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 나종덕은 1학년이던 지난해부터 용마고 안방을 지키고 있다. 탄탄한 수비에 타격감도 좋아 프로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야구를 시작해 올해로 10년 차인 그는 내년 시즌 프로 입단을 희망하고 있다.

프로팀 중에서는 단연 지역 연고 팀인 NC 다이노스 유니폼이 가장 탐난다고 했다. 그는 "NC 다이노스 창단 이전에는 롯데나 삼성에 입단하고 싶었는데 NC 창단 후에는 푸른 다이노스 유니폼이 꼭 입고 싶어졌다. 그리고 지난 24일 마산야구장 스카이박스에서 NC와 두산의 야구를 지켜봤는데 그곳에서 포수 마스크를 낀 김태군 선배님을 보면서 언젠가 저 자리에 앉고 싶다는 강한 욕심이 생겼다. 노력해서 꼭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주전 포수가 된 그는 중학교까지 투수 유망주였다.

2013년 신월중을 졸업할 당시 나종덕은 전국대회에서 21타수 7안타, 타율 0.333를 기록한 한편 마운드에서도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해 '제4회 SK 야구 꿈나무 장학금 전달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하지만 용마고 입단 후 투수에서 포수로 3년 만에 포지션을 옮겼고 정호진 코치(롯데 포수 출신)를 만나 포수로서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나종덕은 "동계훈련 때부터 정 코치와 개인 연습을 했다. 포수라는 포지션이 굉장히 힘든 자린데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으로 배울 수 있었다. 훌륭한 은사가 없었다면 나는 큰 발전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정 코치의 지도 아래 고교 최고의 포수로 성장 중인 그는 박경완(SK 배터리 코치)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포수로서 제가 가장 지니고 싶은 것은 작전수행능력이에요. 거기다 수비와 공격을 겸할 수 있는 최고의 포수는 박경완 코치님인 것 같습니다. 많은 장점을 지닌 한국 최고의 포수가 되는 게 제 꿈입니다."

나종덕이 속한 용마고는 올해 청룡기대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 대회에는 3학년 선배들이 모두 빠지는 만큼 나종덕의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나종덕은 "전국체전에서 우승한 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 용마고를 응원하는 모든 분들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며 자신만만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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