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 2승 3패 KS 진출 실패…신생팀 혜택 없이도 강팀 성장

NC의 가을 야구가 아쉽게 막을 내렸다.

NC 다이노스는 지난 2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 5차전에서 두산에 4-6으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 3패를 기록한 NC는 한국시리즈를 목전에 두고 고개를 숙였다. PO 1차전을 내준 뒤 2·3차전을 연거푸 승리했던 터라 아쉬움은 더욱 컸다.

비록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NC는 올해 거침없는 질주를 보여줬다. NC는 지난해 1군 진입 2년 만에 정규 시즌 3위를 차지하며 포스트 시즌에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다. 신생 구단 최단기간 가을 무대 진출이었다.

올해 NC는 더 큰 성과를 거뒀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고, 두산과도 KBO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5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쳤다.

성적뿐 아니라 NC는 이상적인 신구 조화와 헌신적인 선수들의 플레이, 선진화된 프런트의 노력이 곁들여지며 모든 면에서 박수를 받을 만했다. 막내 이미지를 벗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성장했다.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에도 NC가 조연이 아닌 주연급 관심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신생팀 프리미엄을 걷어내고 순수 전력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수가 3명에서 2명으로 줄고 필승 계투 조의 한 축을 담당했던 원종현이 암 투병으로 이탈하는 등 큰 전력 공백이 생겼지만 NC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삼성의 대항마로 화려한 페넌트 레이스를 즐겼고 포스트 시즌에서도 지난해처럼 무기력하게 무너지지도 않았다.

승패를 떠나 PO 5차전을 명승부로 만들어낸 김경문 감독의 '나성범 투수 기용'은 신의 한 수로 불릴 만큼 큰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2점 차 리드를 허용한 상황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김 감독은 "나성범을 9회 마운드에 올려 보낸 건 감독으로서 팬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준PO 전 경기 매진 실패로 가을 야구 분위기가 살지 않았던 이번 포스트시즌은 창원에서 흥행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와일드카드를 시작으로 플레이오프까지 총 10경기가 치러진 포스트시즌 가운데 매진 사례는 마산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2·5차전이 전부다.

연고 자치단체인 창원시 노력도 돋보였다. 시는 'NC 다이노스의 질주를 함께합니다'라는 대형 응원 걸개그림을 설치하고, 시내 곳곳에 선전을 당부하는 문구를 걸며 NC를 응원했다. 2차전 시구자로 나서기도 했던 안상수 창원시장은 5차전에도 직접 마산구장을 찾아 NC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도 "가을 야구는 축제 아닌가. 관중이 많아야 축제 분위기가 사는데, 가을 야구 흥행에 많은 도움을 준 창원시와 시장님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NC의 올해 '가을 잔치'는 끝났지만 그 여운은 오랫동안 간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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