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 유장근 교수,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미관말직에 몸 내맡긴 곡학아세"

한 역사학자가 학계의 선배인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과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에 대해 ‘미관말직에 몸을 내맡겨’ ‘곡학아세’ 등의 단어를 동원, 호되게 비판해 관심을 끌고 있다.

경남대 역사학과 유장근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 ‘마산에서 띄우는 동아시아 역사 통신’에 올린 ‘역사학자의 경세의식’이란 글을 통해 최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앞장서고 있는 두 선배학자를 직접 지목해 비판했다.

유 교수는 두 사람에 대해 “역사학자로서 총장의 자리에까지 올랐으면서도 국사편찬위원장이니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과 같은 교육부 산하의 말직에 오른 이들을 보면서 경세와는 다른 이미지의 역사학자를 보게 된다”며 “고려대 총장을 지낸 김정배 교수나 이화여대 총장을 지낸 이배용 교수는 말하자면 곡학아세한다는 욕을 먹으면서 저 말직에 몸을 내맡겼다”고 질타했다.

▲ 김정배 위원장과 이배용 원장

이어 유 교수는 “특히나 김정배 교수는 그의 스승이었던 김준엽 총장과는 너무 다른 길을 걷는 것처럼 보인다”며 “​고대 총장이셨던 김준엽 선생님은 그 엄혹하던 80년대의 신군부 시절에 총리직을 제의 받았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하였다. 역사학자로서 또 총장으로서의 명예를 더럽힌다고 생각해서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학계의 대학자라고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와 국가권력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한다면 경세적인 기록이 추가될 수도 있을 것이다”며 그것이 ‘후학의 소망’이라고 덧붙였다.
▲ 경남대 유장근 교수

그는 당대 지식인으로서 역사학자의 책임은 세상을 좀 더 이상적인 세계로 나아가게 하려는 ‘경세의식’에 있다며 “많은 역사학자들이 그 엄혹한 시절에 온갖 회유와 투옥, 해직 등의 고난을 겪으면서도 사관의 뜻을 지키려고 했던 까닭도 말하자면 경세의식을 이어받으려고 했던 당대 지식인의 책임감이 발로된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김정배(1940년생) 국사편찬위원장과 유장근(1952년생) 교수는 고려대 대학원 사학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은 선후배 사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