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경남 지역신문 발전 세미나

지난 19일 거제관광호텔에서 열린 2015 경남 지역신문 발전 세미나. 거제신문이 주관한 이날 세미나는 거의 4시간에 걸쳐 주제 강연과 토론이 이어졌는데 귀를 솔깃하게 한 내용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하나는 광고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문화 사업 이야기입니다. 둘 다 핵심은 '지역 밀착'입니다. 그리고 지역 언론에서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남해시대에는 다른 지역에 없는 특별한 광고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축하광고입니다. 처음부터 축하광고가 들어온 건 아닙니다. 처음에는 동창회 같은 곳을 섭외해 무료로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축하광고를 늘려갔습니다. 어느 고등학교 기수 동창회에서 동기가 과장 승진을 해서 광고를 내면 다른 고등학교 기수 동창회에서도 우리도 하자며 광고를 내는 식입니다. 이제는 승진이나 합격 축하 광고는 자연스레 하는 것으로 암묵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습니다.

다음으로, 결혼식 초대 광고가 있습니다. 보통 청첩장이 오면 지로 용지를 보는 것 같은 부담이 있지요. 그래서 청첩장 비용을 줄이는 대신 신문 광고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리는 겁니다. 올 사람은 스스로 판단해서 오도록 하는 거지요. 결혼식 초대 광고도 이제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난주 신문 같으면 결혼 초대 광고만 7개였습니다.

끝으로 부고 광고나 상사 사례 광고가 있습니다. 3년 전에 언론재단 디플로마 과정으로 독일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곳 지역신문에서 부고 광고를 봤습니다. 당신이 내 곁에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당신을 끝까지 잊지 않겠다, 당신은 이렇게 살아왔다는 내용으로 이웃이나 동료가 광고를 했는데, 이런 광고를 모아 전면 광고로 실었더군요. 우리도 이런 식으로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부고 광고는 그 사람의 인생을 축약해 보여주는 것으로 일종의 회고록 노릇도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광고를 일상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남해시대신문 이정원 발행인.

지역 밀착 보도는 지역신문이 할 수 있는 지역 밀착의 전부가 아닙니다. 보도만으로 좁히면 지역신문이 할 수 있는 일을 많이 놓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남도민일보는 지난 2011년 갱상도문화학교추진단을 꾸렸고, 그 결과로 갱상도문화공동체 해딴에라는 자회사를 만들었습니다. 해딴에가 하는 일은 신문에서 다뤘던 지역의 역사·문화·생태를 체험 프로그램화해서 진행하는 일입니다. 생태체험이나 역사탐방, 청소년 기자단이나 내 고장 사랑 기행 형태 등으로 운영합니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그 공공성을 인정해주는 기관이나 단체에서 지원받아 진행을 합니다.

지역신문들이 이러이러한 것이 중요하다고 보도하고 주장해왔다면 그걸 지면에만 머물지 말고 그 가치를 자신이 실제로 실행하고 구현해 보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행한 결과를 다시 신문에 담아내면 나름의 기획 기사도 될 수 있습니다.

이건 지역 신문사이기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지역 신문사이기에 지역의 역사에 대해서 취재를 하고 보도를 할 수 있습니다. 또 지역 신문사이기에 지역 생태나 자연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볼 수 있고 보도할 수 있습니다. 이런 보도들이 축적되어 있기에 해딴에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신문 바깥으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지역민들과 더 밀착하고 공익성과 공공성을 실현도 하고, 크지 않지만 재정 측면에서도 어느 정도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만이 유일하게 지역 신문이 살 길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여러 활로 중의 하나가 될 수는 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갱상도문화학교추진단 김훤주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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