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증상과 비슷하지만, 만성 간질환에는 치명적

경제수준이 낮았던 과거에는 낮은 연령층에서부터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돼 항체를 획득했다. 하지만 지난 30년간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공중위생 및 생활환경 개선으로 청소년 및 젊은 성인층에서의 A형 간염 항체율이 낮아지고 이로 인해 A형 간염 발생 위험도가 증가해 1996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A형 간염은 대부분 사람에서 사람으로 직접 전파되거나 분변에 오염된 물 또는 음식물을 섭취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전파된다.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평균 30일의 잠복기 후 갑작스런 기력 저하, 피곤함, 구역, 구토, 식욕부진, 발열, 근육통, 관절통, 우상복부 통증의 증상이 발생하며, 이는 감기 증상으로 오인하기 쉽다. 일주일 정도 경과 후에는 흑색 소변, 황달, 피부 가려움증 같은 증상들이 발생하게 된다. 임상증상이 발생하기 전부터 간에서 복제된 바이러스는 담즙이나 대변으로 배출된다. 감염성이 가장 높은 때는 간 효소가 증가하거나 황달이 나타나기 2주 전으로, 이 시기에는 대변에 의한 바이러스 배출이 가장 많다. 황달 발현 후 대변으로 배출되는 바이러스 양은 서서히 감소하게 되고 대부분에서 증상 발현 3주가 지나면 바이러스 배출이 없어진다.

급성 A형 간염의 진단은 혈액검사로 확진하며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법은 없다. 증상을 조절하는 대증적 치료만으로 대부분 호전되지만, 40세 이상의 고연령, 만성 간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전격성 간염과 사망까지 유발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대부분 간 기능의 호전이 확인될 때까지 평균 2주 정도 입원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A형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화장실을 사용한 후, 외출 후, 식사 전에 반드시 손을 깨끗하게 씻고, 85도 이상에서 끓인 물을 마시거나 충분히 익힌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A형 간염 유행지역 여행 혹은 근무 시 항체가 없다면 늦어도 2주 전까지는 A형 간염 예방주사를 접종해야 한다. 만성 간염 환자, 보건 의료 종사자, 유아 보호시설 종사자, 가족 혹은 직장 A형 간염 환자가 발생된 경우 면역 여부 확인 후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급성 A형 간염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예방접종 시행 후 최소한 5년 동안 95~100%까지 예방효과가 있고, 이론적으로 20년 동안 예방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1년 한 국내연구에 따르면 A형 간염에 대한 항체가 40세 이상에서는 90% 이상 존재하지만, 10세 이하 54.5%, 10대 1.9%, 20대 18.8%, 30대 44.8%로 보고된 바 있어 40세 이하에서는 A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 검사를 시행하고 항체가 없는 경우 예방접종을 시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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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간염 예방접종은 생후 1년 후부터 시작하는데 1차 접종 후 항체 생성률은 77~88% 정도이며, 6개월 뒤 2차 추가접종 후 항체 생성률은 80~100%로 보고되고 있다. 추가 접종은 장기간의 항체 유지를 위한 것으로 24개월이나 길게는 6년 뒤에 해도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다.

/신재욱 창원파티마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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