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에 쫓겨 오늘의 나를 잃진 말아요…가족과 친구 돌아봤으면

유례없던 취업난에 20대 청춘뿐만 아니라 취준생 아들딸을 둔 부모님도 막막한 날들이 끝날 줄 모릅니다. 그 가운데 가장 불안하고 답답함을 느끼는 이들이 바로 '취준생(취업준비생의 준말)'이 아닐까 싶네요.

안녕하세요. 저는 진주에 있는 대학에 다니는 박미정(26)입니다. 눈 깜짝할 사이 사방에 물든 단풍을 보고 가을이 왔음을 느끼는 저 역시 취준생입니다. 지난 2010년 대학에 입학할 당시, '나에게도 치열한 취업 준비 기간이 다가오겠구나'라는 생각을 어렴풋이 가졌는데 가을 단풍처럼 이렇게 '성큼(!)' 중요한 순간이 다가왔네요.

사실 대학에 들어와 자신의 꿈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최일선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하는 이들도 막상 자신이 품었던 꿈과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거나 아직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경우도 많겠죠.

그리고 이런 고민은 아주 '전형적'이면서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올해의 남은 시간 동안, 혹은 그 뒤로도 당분간은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게 보내야 할 시간이 왔어요. 하지만 요즘 따라 욕심내고 싶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일상'이에요.

단 하루 안에서도 '전투적'으로 시간을 쪼개 생활하다 보면, 어쩌면 5년, 10년 후에도 이와 비슷한 하루를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끔 '오싹'할 때가 있어요. 그러면서도 마음이 조급해질 때면 가장 먼저 희생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일상'이에요.

혹자는 집을 떠나, 학비와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가족과 친구의 얼굴을 보는 시간을 줄여가며 '내일의 내 일'을 찾아 맴돌고 있겠지만, 오늘 저녁만큼은 시간을 내어 내 손으로 직접 지은 밥을 가족이나 친구와 마주앉아 함께 먹는 것은 어떨까요?

노를 젓다가 / 노를 놓쳐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보았다

'순간의 꽃' - 고은

두 사람이 마주 앉아 / 밥을 먹는다

흔하디 흔한 것 / 동시에 최고의 것

가로되 사랑이더라

'밥' - 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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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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