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남강유등축제는 올해만큼 큰 논란을 부른 적이 없었다.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부분은 지나친 상업주의다. 진주시는 유등축제의 유료화 결정으로 비난을 사더니, 다른 유료 축제장에서는 허용하는 당일 재입장도 허용하지 않다가 축제 막판에 허용했다. 또 축제 현장을 가림막으로 둘러침으로써 시민들이 먼발치에서 구경하는 것도 막았다. 인터넷상에서 논란이 된 '무릎 꿇은 할머니' 사진도 여기에서 비롯된 문제다.

진주시의회 강갑중 의원이 찍어서 동료 의원의 페이스북에 올린 이 사진은 한 할머니가 다른 할머니의 등을 밟고 올라서서 축제장을 엿보는 장면이다. 축제를 주관한 진주문화예술재단은 확인 끝에 이 사진이 실제가 아니고 재연이라고 밝혔다. 애초 강 의원이 이를 밝히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러나 사진이 재연이라고 해서, 돈을 내고 입장할 수 없는 할머니들이 축제를 조금이나마 엿보기 위해 무릎 꿇거나 서로의 등을 밟고 올라간 일마저 거짓이 되는 건 아니다. 진주시나 진주문화예술재단은 이번 사진이 일으킨 파장을 가림막 설치가 얼마나 문제인지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진주시는 가림막 설치와 유료화 등에 대한 시민 여론이 극도로 나빠지자 축제 마지막에 하루를 더 연장하고 무료입장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없던 일로 하기도 했다. 이래서야 전국적 명성을 누리고 있는 축제라고 할 수 있겠는가. 자치단체가 행사를 유료화하여 장삿속을 밝히는 것은 문제가 적지 않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행사에 진입 장벽을 둠으로써 많은 시민들을 축제에서 배제하는 것은 모순이다. 또 유료 축제라고 해서 행사장을 가림막으로 치는 곳이 있다는 건 들어본 적이 없다.

지자체가 꾸리는 행사들 중 세금 낭비의 전시성 행사가 허다한 터에 그동안 유등축제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축제다운 축제로 성장해 왔다. 그런 성과가 유료화 논란으로 빛이 바래는 것은 안타깝다. 진주시는 이번 일을 유료화 전환을 처음 시도한 데서 일어난 시행착오 수준으로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진주시는 유료화 정책이 과연 적절했는지를 포함하여 축제에 대해 엄정한 자기 평가를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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