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문화예술재단 "강갑중 시의원 상황재현 요청해 촬영" 강 의원 "실제장면 보고 부탁…신문 나와도 된다고 말해"

진주유등축제 기간 인터넷을 달구었던 '무릎 꿇은 할머니' 사진을 두고 진주남강유등축제를 주관한 진주문화예술재단이 "실제 상황이 아닌 현역 시의원에 의해 연출된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진주문화예술재단 관계자들은 15일 진주시청 기자실을 방문해 이런 주장을 했다.

문제의 사진은 지난 4일 오후 7시쯤 축제장을 찾은 할머니 한 명이 무릎을 꿇고 다른 할머니가 등을 밟고 올라서 구경하는 모습의 사진이다. 이를 진주시의회 강갑중 의원이 찍었고 동료인 류재수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류 의원은 "어젯밤 시골에서 오신 열 명의 할머니 관광객들이 차례로 돌아가며 유등을 구경하는 장면입니다"라고 올렸다.

일부 언론에서는 "한 할머니가 무릎을 꿇고 엎드리면 그 위에 다른 할머니가 올라서서 구경하는 방법이었다. 9명의 할머니는 이렇게 해서 번갈아 가며 남강유등축제를 볼 수 있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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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갑중 시의원이 찍은 '무릎 꿇은 할머니'./경남도민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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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갑중 시의원이 찍은 '무릎 꿇은 할머니'./경남도민일보 DB

이 사진은 한 포털에서 주요 뉴스로 다뤘고, 유료화와 가림막의 폐해를 상징하는 사진이 됐다.

재단 관계자는 "할머니 8명이 소싸움 경기장을 구경한 뒤 촉석루 주변으로 이동하다 2명이 무릎을 꿇고 현장을 본 것은 맞지만 실제 상황을 촬영하지 못한 현역 강갑중 시의원에 의해 연출된 것으로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또 "강 의원은 당시 멀리 떨어져 이 모습을 목격한 뒤 30분 정도 따라 다니며 한 번 더 장면을 연출해달라고 요청했고, 사진 촬영까지 이뤄졌다"라며 "일부 언론에 보도된 8명이 교대로 밟고 올라간 것이 아니라 두 명만 축제장을 봤다는 증언을 들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강 의원은 재단 주장에 반박했다.

강 의원은 "무릎을 꿇고 구경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왜 이러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아까워서'라고 말했다. 사진을 찍게 한 번 더 해달라고 요청했더니 기꺼이 해주었다. 30분간 따라다녔다는 얘기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 신문에 날 일이라고 했더니 '신문에 나도 좋다'는 말까지 했다"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또 "할머니 8명이 같은 방법으로 구경했다고 말해 그렇게 한 것으로 알았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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