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시 예술단의 통합과정에서 불거진 현안들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안정을 찾으면서 앞으로의 창원시립예술단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창원시립예술단은 통합사무국으로의 재편을 통해 더욱 시민들과 친밀하게 호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시립예술단의 새롭고 역동적인 모형을 갖추기 위한 여러 시도가 기대되는 시점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지역 음악인들의 이목을 더욱 집중시키는 것은 상임지휘자의 선임건이다.

시립교향악단은 현재 1년이 넘도록 상임지휘자 없이 운영되고 있다. 창원시립합창단 또한 지난 7월 이후 후임 지휘자 물색에 와신상담하는 모양새다.

지난 10여 년간 우리 지역 시립예술단의 지휘자들을 살펴보면 국내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국내 저명 지휘자들을 초빙해 어느 정도 그 성과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사이 우리 지역의 시립교향악단, 시립합창단도 과거에 보지 못했던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루었다고 필자는 자부한다. 하지만, 이러한 이면에 시립예술단과 지역 음악 예술인들과의 괴리현상은 심화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지역 음악계에서는 지역의 지휘자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는 여론이 어느 정도 형성된 지 오래다. 물론 개개인의 의견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칫 시기적으로 예민한 시점일 수도 있으나 이즈음에서 우리 지역의 지휘자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음악인으로서 김도기 창원대 교수를 들 수 있다. 김 교수는 창원시립교향악단 초대지휘자로서 창원시립교향악단의 초석을 마련했고, 대단히 모험적인 레퍼토리로 초기 창원시립교향악단만의 독창적인 모습을 갖추는 데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김 교수와 함께 많이 거론되는 지휘자로는 최천희 경상남도음악협회장이다.

최 씨 또한 진주시립교향악단 초대 지휘자로서 재임기간 짧은 기간에 진주시립교향악단을 성장시킨 지휘자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경상남도팝스오케스트라 지휘자로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으로, 음악인들 사이에서 많은 주목을 받는 지휘자로는 현 창원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인 김인호 씨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지휘자 김 씨는 창원대학교 음악과를 졸업 후 창원시립교향악단의 창단 단원으로서 러시아 유학기간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시립교향악단과 인연을 맺고 있다. 러시아 유학 후 부지휘자로서 시립교향악단의 크고 작은 연주들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현재 상임지휘자의 공백을 무난히 메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씨가 차세대 지휘자로서 세간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마 지난 20여 년간의 창원시 문화행정의 큰 성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몇 해 전 인제대학교 지휘과 교수로 부임한 이병욱 지휘자, 현재 을숙도교향악단을 이끄는 이효상 지휘자 그리고 제주도를 중심으로 활동을 하는 이동호 지휘자 정도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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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이상 많은 지휘자가 우리 지역의 시립교향악단을 지휘했고, 그 성과 또한 시립교향악단의 연주를 통하여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역량 있는 지역의 지휘자들을 외면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전욱용(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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