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성주동 5만1468㎡ 터, 규모 커 사려는 업체 없어…시, 충청권 이전 우려 일축

한화테크윈이 1공장(창원시 성산구 성주동) 터를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돼 지역사회가 설왕설래하고 있다.

한화그룹 공장이 많은 충청권으로 이전하려는 첫 발걸음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화그룹은 옛 한화기계를 셰플러코리아(베어링 생산)와 KBR(공업용 쇠구슬) 등에 분할 매각하고 창원공단에서 철수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충청권 이전' 같은 기우에 가까운 얘기는 사실이 아닐지라도 한화테크윈이 1공장을 팔려는 것은 사실로 밝혀졌다. 창원시 등은 14일 이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말 한화그룹에서 삼성테크윈 주식 32.4%를 인수하기로 하고 올해 6월 29일 주주총회에서 주식 인수와 함께 사명을 삼성테크윈㈜에서 한화테크윈㈜으로 바꿨다.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1·2·3공장이 있으며 지난해 초 기준 1공장 터 면적은 13만 4635㎡, 2공장(성산구 성주동 한국전기연구원 옆)은 35만 1983㎡, 3공장(신촌동)은 15만 7692㎡이다.

창원시 성산구 성주동에 있는 한화테크윈 1공장 모습.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1공장은 주로 카메라와 CCTV, 반도체 관련 부품을 생산해왔다. 반도체 관련 부품은 채산성 악화로 옛 삼성테크윈 때 사업을 접었으며 CCTV는 중국 계열사로 생산 기지를 옮겼다. 삼성테크윈 때였던 지난해 4월 1공장 터 중 8만 3167㎡는 반도체 부품 업체인 해성디에스㈜(옛 ㈜MDS)로 이미 팔렸으며, 한화테크윈은 나머지 5만 1468㎡를 최근 매각 추진하고 있다.

한화테크윈은 창원지역 여러 업체에 매수 의사를 타진했지만 일괄 매수를 하기에는 터 규모가 커 선뜻 나서는 업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창원시 경제정책과 관계자는 "한화그룹 차원에서 매각이 결정된 것으로 안다.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 분야 대규모 투자로 그룹 차원에서 유휴 터 매각을 하려는 것 같다"며 "한화 측에서 최근 시에 협조 요청을 하며 '몇 개 용지(필지)로 쪼개 판매하고 싶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시는 '되도록 매각하지 말고 한화가 로봇 생산 기술이 뛰어나니 로봇 생산 혹은 연구시설로 이용하면 안 되겠느냐'고 제안했지만 그건 어려운 것 같았다. '최소한 용지를 분할해서는 팔지 말아달라'고 요구해 한화 측이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에서는 국가산단 내 1만㎡ 이상 공장 터는 3개 필지로까지 분할해 팔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는 지금껏 한화테크윈과 매각 관련 협의를 두 차례 했다.

충청권 공장 이전을 위한 첫 단계가 아니냐는 반응을 두고 이 관계자는 "말도 안 된다. 2공장 주력 생산품인 항공엔진은 대부분 KAI에 납품하고, 3공장의 장갑차·자주포 등 방위산업 쪽도 우리(창원) 지역에 부품업체가 몰려 있다. 주력 사업은 이전하면 오히려 손해가 커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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