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 저장 필요한 시기, 심한 운동보다 가벼운 체조

우리 몸도 자연의 일부이므로 계절에 따라서 변하게 됩니다. 식물이 봄에 새싹이 돋아서 여름엔 무성해지고 가을엔 열매를 맺으며 겨울에는 앙상하게 되듯이 우리 몸도 봄·여름에 만든 펼쳐 놓은 기운을 가을에 거둬들이고 겨울에는 저장하게 됩니다.

겨울 하면 우선 해가 늦게 뜨고, 빨리 지죠. 자연스럽게 우리의 활동량도 적어지는데요. 마치 동물들이 겨울에는 웅크려 지내고 심지어 겨울잠을 자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겨울 가로수를 한번 생각해보면, 날씨가 추워지면 봄·여름에 무성했던 나뭇잎들은 찾아 볼 수가 없고 앙상한 가지만 남게 되잖아요. 식물은 수분이 없어져서 바싹 마르고 물은 얼고 땅은 건조해서 갈라 터지게 되죠. 전체적으로 수분이 빠져나갔다기보다는 몸 속 깊은 곳에 저장돼 있는 것입니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로 피부가 건조해지지만 수분이 빠져나간 게 아니라 장부 깊숙이 저장이 되는 것이죠. 봄이 되어 날씨가 풀리면 피부가 촉촉하게 올라오는 걸 보면 수분이 빠져 나간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죠.

겨울을 폐장의 계절이라고 하는데요,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문을 닫아걸고 저장하는 시기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도 바깥 활동을 삼가고 조용히 지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봅니다.

운동을 하면 몸이 건강해지는 건 당연하지만, 겨울철에는 너무 심한 운동은 좋지 않습니다. 겨울철에 운동을 심하게 하면 양기가 흔들린다고 하는데요. 또한 운동을 하더라도 어두울 때는 피하고 해가 있을 때 움직이는 게 좋습니다. 물론 아무리 겨울철이라도 기상 시나 식후 걷거나 가벼운 체조는 좋습니다.

특히 겨울에 다이어트한다고 따뜻한 실내에서 뛰어서 땀을 많이 내고 사우나를 하면서 땀을 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면 양기가 새어 나가서 봄에 춘곤증으로 고생하게 됩니다. 겨울에는 몸이 데워질 정도로 가볍게 운동하고 다이어트는 가을·겨울보다는 봄·여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는 겨울에는 인체 양기와 물질을 저장해서 더욱 단단하게 해야 되기 때문에, 운동이나 노동을 조금만 하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양기를 간직할 수 있는 거죠. 또 성생활을 자제해 정액도 간직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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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몸이 스스로 활동을 자제하면서 몸속의 정액과 기운을 더욱 단단하게 하려고 하는데요. 겨울에 이렇게 몸속을 다져놔야지 봄에 몸이 활달해지고 건강해집니다. 우리 몸이 스스로 이렇게 준비하고 작용하는 겁니다.

/오택신(창원 해밀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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