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돋보기]스토리가 있는 고성 거류산 둘레길

지역의 역사·문화를 체험하고 경관을 즐기며 건강 증진 활동을 돕는 둘레길은 시점과 종점이 연결되도록 산 둘레를 따라 조성돼 있다. 등산로와 달리 수평적 걷기 형태로 산림생태자원을 기본으로 하고 지역의 역사, 문화, 경관자원 등을 연결하는 길로 숲 속의 길과 그와 연결된 길을 총칭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도(道)와 노(路)를 구별해 보면 도(道)는 사람이 문명의 힘을 빌려 인위적으로 만든 길이며, 노(路)는 자연이 스스로 그러하게 만들어 준 길을 의미한다.

따라서 숲길 중 특히 둘레길은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던 고갯길과 옛길 등을 이용하고자 위험한 일부 구간을 인위적인 설치물을 만들어 보완하는 것을 제외하면 온전한 '노(路)'의 의미가 돼 군은 전통적인 길 복원으로 이야기가 있는 거류산 둘레길을 만들고 있다.

◇숲길 여건과 전망 = 최근 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약 81.3%가 연 1회 이상 산행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월 1회 이상 참여 비율도 40.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소득 증가와 주 5일제 근무 정착 등으로 여가활동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등산과 트레킹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또한 인구 노령화와 여성 권리 신장으로 노년과 여성 여가활동 참여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는 생활체육 활동 참여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참여가 쉬운 걷기와 등산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일례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한 생활체육 참여순위를 보면 연령대별로 40·50대는 등산, 60·70대는 걷기의 참여 비율이 높고, 여성은 모든 연령층에서 걷기 참여비율이 높게 조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제주 올레를 시작으로 둘레길이 조성되고 있는데 인근 지리산둘레길 연간 이용자가 2006년 1만 명에서 2011년 연간 43만 명으로 급격히 증가했으며 앞으로도 숲길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류산 둘레길에서 볼 수 있는 당동만 전경. /고성군

◇거류산 둘레길 조성 배경 = 고성평야와 당동만을 조망하며 우뚝 솟은 거류산(巨流山)은 해발 570.5m로 고성군의 대표적인 명산이다. 연간 10만 명 이상 등산객이 거류산을 찾고 있는데, 이는 등산로를 따라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치를 조망하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동고성 IC와 국도 13호선, 국도 33호선과 연결되는 지방도 1009호선이 접하고 있어 접근성이 양호한 것도 한몫한다.

특히 히말라야 8000m 16좌 완등 신화를 기록한 고성이 낳은 세계적인 산악인 엄홍길 대장의 도전정신을 기리고자 설립한 엄홍길전시관이 거류산 입구에 있어 전시관 내부에 다양한 볼거리가 있으며 또한 매년 엄 대장과 함께하는 등산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곳이다. 산 정상부에는 소가야 마지막 왕이 신라 침입으로부터 피신한 거류산성(문화재)이 오랜 세월의 발자취로 남아 있다.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남해안 절경과 고성읍 시가지와 고성평야, 이순신 장군의 1, 2차 대첩지인 당항포 앞바다, 봄 도다리로 유명한 거류면 당동 앞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명산이다.

또한 걸어가던 산이 멈추어 자리 잡았다는 거류산 배경 전설, 천연 고찰인 장의사, 한반도 지형을 닮은 아름다운 당동만 등 예부터 지형·지명마다 다양한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곳이다.

이런 역사적, 지리적, 자연적 여건의 장점을 살려 지역 역사와 문화를 닮은 스토리가 있는 거류산 둘레길 조성 필요성이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됐다.

◇사업내용과 기대효과 = 거류산 둘레길 조성사업은 지난 2013년 중기지방재정계획 반영과 지난 2014년 투융자 심사를 거쳐 올해 실시설계 용역 완료 후 지난 7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됐으며 오는 2017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총사업비 45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둘레길 21.9㎞, 편의시설, 숲길 안내센터, 조망·휴식공간 조성으로 지역의 대표적인 산림문화 휴양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은 이번 사업을 통해 △엄홍길 등산축제와 연계하여 주민참여와 화합의 장을 조성하고 △인근 고성읍, 거류면 당동지역 등 먹을거리와 연계해 지역소득원을 창출하고 △고성읍 갈모봉 산림욕장, 고성읍 남산공원, 연화산 도립공원 등 주변 산림 관광자원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거류산성, 장의사, 거북바위 등 역사와 문화 및 자연환경을 고려한 스토리가 있는 숲길을 조성하게 된다.

걸어가는 산, 지리적으로 고정불변의 존재인 산이 들판을 향해 걸어갔다는 것은 바로 산의 생명성과 능동성, 지향성을 뜻하는 것으로 이 힘을 원천으로 거류산은 자락마다 마을을 품고 전설을 탄생시켰으며 걸출한 인물을 배출했다.

군은 전설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문화와 어우러진 아름답고 쾌적한 숲길을 조성함으로써 지역 자립기반과 자존감 회복은 물론 방문객 증가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로 고성은 새로운 소득 창출과 공룡 나라 고성의 브랜드 상승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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