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이미지 '훌훌' 친밀한 호흡 이어가길

지난 10일 경남도민일보에서 주최하는 제3회 독자와 기자의 만남 행사에 참여했다. 지난 두 번의 행사는 일정이 맞지 않아 부득이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는 계기가 됐다. 아내와 지인의 부부를 적극적으로 설득해 동참시키고 당일을 기다렸다. 옛날 소풍과 운동회를 앞둔 아이처럼 왠지 전날 밤잠을 설치며 날이 밝아지길 기다리는 아주 모처럼의 동심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 터널만 지나면 진해인데, 그것도 그렇게 많은 근대문화유산을 이렇게도 모르고 살고 있었다는 것이 작게는 우리 가족들에게, 크게는 우리 조상에게 대단히 송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우리가 아는 창원시 진해구 원래 명칭이 진해가 아니라 '웅천'이라는 사실도 그날 알게 됐다. 맛집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조상의 얼과 함께 숨 쉬는 선학곰탕, 원해루, 흑백다방을 아직도 한 번 찾지 않았다는 것은 그곳을 지켰던 조상에 대한 예의도 분명히 아니었던 것 같았다. 다행히 점심밥을 선학곰탕에서 먹은 일은 행사에 참석한 독자들에겐 특별 이벤트였으며 나에게는 엄청난 행운이었다.

과거 러일전쟁전승기념탑이 건립됐던 제황산을 모노레일을 이용해 가려 했지만 장비 수리 중이라 발길을 돌리고 어르신 두 분이 문화해설사로 근무하고 있는 인근 박물관에서 또렷한 역사적인 배경과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시비, 이순신 장군 동상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출석 체크를 위한 단체사진 촬영을 마치고 야외 행사는 일단 종료했다. 경남도민일보가 자랑하는 마지막 뒤풀이가 신문사가 위치한 인근 감자탕 집에서 이루어졌다. 서먹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돌아가며 자기 소개를 하고 편하게 기자들과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이야기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함께한 지인은 "기자들과 잔을 부딪치며 평소의 아주 딱딱하고 고압적인 이미지의 기자들로 오해했지만 오늘 행사와 술자리에서 술술 털어내는 이야기는 색다르고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된다"며 "참석한 것을 매우 기쁘고 고맙게 생각한다"는 덕담을 건넸다.

하지만 기왕 어렵게 마련된 행사라면 좀 더 독자에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거나 독자와 기자의 만남은 분명히 신선한 충격이다. 경남도민일보가 이처럼 독자와 좀 더 친밀감 있게 호흡하고, 생활 속의 이야기가 기사가 되고, 그것이 우리 생활로 이어져 살림살이가 좀 더 나아지고 행복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박남용(45·창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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