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만남-진해 근대문화유산 탐방…독자 28명·기자 8명 참가

독자도 즐겁고 기자도 즐거운 한때였다. 제3회를 맞은 경남도민일보 독자와 기자 만남 행사, 이번에는 가을 나들이를 겸해서 창원시 진해구로 갔다. 갱상도문화공동체 해딴에와 함께하는 경남 근대문화유산 탐방이다. 평일에 진행하던 이전 행사와는 달리 주말에 일정이 잡힌 덕분인지 신청자가 몰려들어 공지 하루 만에 접수가 마감됐다.

10일 오전 10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2동 경남도민일보 본사 앞에서 탐방대가 탄 버스가 출발했다. 독자 28명(초등학생 5명 포함)에 기자는 8명이었다. 진해로 가는 버스 안에서 김훤주 해딴에 단장이 간단하게 이날 탐방 일정과 탐방 장소 관련 이야기를 풀어놨다. 그는 근대 문화유산에 담긴 역사적인 의미도 열심히 설명했지만, 무엇보다 이렇게 좋은 날씨에 가을을 만끽하는 게 중요하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경남도민일보 이수경 편집국장은 인사말에서 "지역신문에서 일하고 있지만 사실 저조차도 가까이 있는 지역 문화·역사나 지역사회 이야기를 잘 모르고, 매일 사무실에 앉아 있다 보니 콧바람도 한번 쐬고 싶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한 '제3회 독자와 기자의 만남-경남 근대문화유산 탐방' 행사가 지난 10일 창원시 진해구에서 열렸다. 이날 진해구 성내동에 있는 웅천읍성 탐방을 시작으로 제포진성터, 진해 근대역사박물관, 진해우체국, 이순신 장군 동상, 김구 선생 친필 시비 등을 직접 보며 지역 문화와 역사를 기억하고 음미하는 시간을 보냈다. /박일호 기자 iris@idomin.com

가는 동안 이영숙(45·주부) 씨 일행과 이야기를 나눴다. 또래 여성 4명이 함께 왔는데, 출발 장소에 가장 먼저 도착한 참가자들이었다. 이들은 아이들이 창원YMCA 아기스포츠단에 다닐 때 만난 학부모들이라고 한다. 이 아이들이 지금은 중3이 되었다. 이 씨는 이날 '독자 인증'을 받고자 경남도민일보를 들고 왔다. 같은 아파트에 아는 언니가 보라고 해서 보긴 했는데 신문도 얇고 그래서 그만 봐야지 하는 찰나에 해딴에 광고를 보게 됐고, 해딴에 행사에 열심히 참가하면서 신문을 열심히 보기 시작했고 지금은 애독자가 됐다고 한다.

일행을 태운 버스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진해구 성내동에 있는 웅천읍성이다. 조선시대 읍성인데 옛 진해의 모습을 얼핏 상상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웅천은 진해 옛 이름이다. 한 참가자는 "평소 자주 이 주변을 지나쳤지만 어떤 곳인지는 오늘 처음 알았다"고 했다.

제포진성터.

읍성을 둘러본 일행은 진해구 제덕동 제포 진성으로 향했다. 역시 조선시대 성곽 터인데, 오랜 기간 해양 군사 요충지였던 곳이다. 웅천읍성과 제포진성을 둘러본 것은 옛 진해의 원형을 살펴보고자 함이었다.

두 곳을 둘러본 일행은 점심을 먹으러 진해구 근화동에 있는 선학곰탕으로 갔다. 옛 진해해군통제부병원장 관사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곳이다. 건물 자체가 국가지정 등록문화재 제193호로 지정됐다. 식당은 복도와 창틀, 심지어 괘종시계와 전화기까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이 식당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근대 문화유산 탐방이 시작된 셈이다. 식사를 마친 일행은 걸어서 주변 거리를 돌아다녔다. 진해구 중원로터리 주변으로 볼만한 근대 건물들이 많았다. 아직도 옛 일제식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장옥거리를 지나 100년이 넘은 진해우체국을 살펴봤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져 아직도 사용하는 새수양회관 팔각정 건물과 원해루(옛 이름 영해루)를 둘러본 일행은 이어 진해군항마을 역사관을 찾았다. 이곳에서 일행은 일제 군항 도시로서 진해가 건설된 이야기를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옛 진해해군통제부병원장 관사 건물.

이날 카메라를 들고 열심히 사진을 찍던 백승규(53·회사원) 씨는 "요즘처럼 좋은 가을날 한 번쯤은 주말 한나절 가족과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특히 역사나 문화에 관심이 많고 거리와 건축물 등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탐방 코스로 최적일 것"이라고 했다.

대학생 조혜인(21)·혜민(19) 자매도 "평소 근대 문화유산에 관심이 있어 참가했다"며 "진해는 처음인데 이렇게 볼 게 많은 줄 몰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일행이 둘러본 곳은 북원로터리에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과 남원로터리에 있는 김구 선생 친필 시비다. 이순신 장군 동상은 지난 1952년 우리나라에서 제일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표정과 자세가 서울 광화문에 있는 것과 사뭇 다르다. 시비는 김구 선생이 지난 1946년 진해를 찾아 이순신 장군의 글귀 하나를 직접 쓴 것이다.

장옥거리.

일행은 김구 선생 시비를 끝으로 탐방을 마치고 경남도민일보 본사 앞으로 돌아왔다. 근처 감자탕집에서 뒤풀이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이미경(45·주부) 씨는 "다른 독자, 기자들과 함께하니 평소에 자주 보는 것이라도 새로운 기분이 들더라"며 행사를 평가했다.

최환석(시민사회부) 기자는 "오늘은 기자를 떠나 독자가 된 마음으로 다녔는데, 만약 결혼을 하게 되면 진해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편집국장은 "앞으로도 독자와 기자 만남 행사는 계속될 것이니 많이 참석해 주시라"며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이렇게 나들이 형식으로 역사탐방을 하겠다"고 밝혔다.

진해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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