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육룡이 나르샤〉 조선 초 이성계·정도전 등 여섯 '용'이야기
MBC 〈화려한 유혹〉 권력 암투·정략결혼 등 상류사회 치정·멜로
KBS2 <발칙하게 고고〉 18세 고딩들 '좌충우돌'치어리딩 동아리

월화극 대전이 시작됐다.

지상파 3사는 지난 5일 각기 다른 장르의 드라마를 동시에 쏟아냈다.

화제의 중심에 서며 시청률로 기선을 제압한 SBS <육룡이 나르샤>를 필두로 치정멜로인 MBC <화려한 유혹>, 그리고 청춘 학원물 KBS2 <발칙하게 고고>가 각각 포진했다.

SBS 대하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는 혼탁했던 고려 말을 지나 혼돈의 조선 초기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불과 1년 전, KBS1 <정도전>이 비슷한 시기를 다뤘지만 <육룡이 나르샤>는 기존 사극의 틀에서 벗어난 인물 중심 전개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첫 번째 용' 이성계를 중심으로 여러 인물이 두루 등장하며 다소 산만했던 첫 방영을 지나 <육룡이 나르샤>는 이튿날 '두 번째 용' 정도전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시청률 지분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6일 방송에서 정도전(김명민)이 이인겸(최종원)과 길태미(박혁권)의 계략을 막고 원나라와의 수교를 온몸으로 막아내는 과정을 그렸다.

"전쟁은 가진 사람이 결심해야 할 사람이 아니다. 피해를 보는 사람은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전쟁은 늙은 자들이 결정해선 안 된다. 죽는 자들은 젊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자식이 아비의 장례를 치르는 것이 옳겠는가, 아비가 아들의 장례를 치르는 것이 옳은가.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아들을 우리의 손으로 묻었다"고 부패한 고려를 개혁하고자 봉기하고 나서는 정도전의 모습에 김명민의 연기가 보태져 역동적으로 표현된 것.

특히 영화 <베테랑>과 <사도>에 이어 브라운관에 모습을 보이는 유아인이 '세 번째 용' 이방원으로 등장할 예정. 이 여세를 더욱 몰아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상류사회의 치정멜로'라는 타이틀로 시작한 MBC <화려한 유혹> 역시 방영 첫날부터 한 여자의 비극적 인생, 권력가의 암투, 정략결혼 등을 빠른 전개 속에 촘촘히 채웠다.

'막장 드라마'의 장치들이 곳곳에 자리했지만 자극적인 이야기는 <마지막 승부> <메이퀸> <황금 무지개>의 손영목 작가와 <마마>의 김상협 PD를 통해 뻔하지 않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여자 주인공 '신은수' 역은 최강희가 맡았다. 신은수는 홀로 딸을 키우며 빚을 갚아 나가려고 일에 매달려 사는 워킹맘, 국회의원 외동아들에 완벽한 스펙을 자랑하는 '진형우' 역할은 주상욱으로 확정됐다. 상위 1% 로열패밀리의 수장인 '강석현' 역에는 연기파 배우 정진영이 캐스팅됐다. 정치권력의 심장부에 선 강석현은 산전수전을 겪고 자수성가한 인물. 차예련은 정치권의 신데렐라 '강일주' 역할을 맡았다.

KBS2 <발칙하게 고고>는 높은 대학 진학률을 자랑하는 명문 기숙 고등학교에 우등생과 문제아 집단이 모인 치어리딩 동아리가 만들어지면서 겪게 되는 18살 청춘들의 좌충우돌 성장 이야기를 풋풋하고 설레는 감성으로 그려낼 학원로맨스다.

무엇보다 tvN <응답하라 1997>을 통해 천방지축 발랄한 여고생을 제대로 소화해냈던 정은지가 다시금 교복을 입고 돌아와 주목을 받고 있다.

<뿌리깊은 나무>를 제외하고는 수년간 유독 사극에서는 약세를 보이는 SBS가 <육룡이 나르샤>로 그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KBS는 학원물의 흥행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흔하디 흔한' 막장 코드들의 화려한 변주가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지 여러 방면에서 볼거리와 궁금증을 낳은 '월화극 삼파전'은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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