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는 10월 2주 동안 계속되는데, 백화점·전통시장·슈퍼마켓·대형마트 등 전국 유통업체가 최대 30~50% 등 대규모 합동 세일 행사를 한다.

이 행사는 내수를 살리고, 특히 중국 국경절 연휴를 맞아 대규모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정부의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준비과정이 미흡한 '보여주기 혹은 실적 부풀리기' 행사라는 것이다.

행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은 부정적이다. 평소의 정기세일과 비교해 품목이 약간 늘어났을 뿐이며, 큰 차이를 모르겠다고 말한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처럼 홍보만 요란하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중론이다.

무엇보다 할인했다는 것이 인터넷 쇼핑몰보다 비싸고, 미리 가격을 슬쩍 올리고 할인하는 '시늉만 할인'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오영식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원가 172만 원의 43인치형 TV가 행사에서 96만 원에 판매됐는데 온라인 쇼핑몰 가격은 78만 원이었다.

무엇보다 문제인 것은 소상공인들, 즉 골목상권이 커다란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이다. 거제에서 옷가게를 하는 상인은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이후 거제 사람들이 부산 유통업체로 다 빠졌다며 울상을 지었다. 창원에서 가구점을 운영하는 사람도 정부보조로 영세상인들도 참여시켜 전국적인 소비축제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대기업 재고떨이와 독점으로 이끌고 있으며, 일회성도 아니고 매년 정례화한다고 하니 갑갑하다고 하소연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는 소비자나 판매자 모두를 행복하게 만든다고 한다. 좋은 물건을 싸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 대형마트, 백화점만 웃을 수 있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 달 반도 채 안 되는 준비 기간을 두고 추진한 것도 문제다.

정부는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들을 분석해서 행사 지속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행사를 계속하려면 철저한 준비를 통해 소상공인들과 골목상권에도 도움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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