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로 단체 헌혈 준 탓…헌혈의집 토요일 운영시간 연장

경남지역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대한적십자사 경남혈액원은 오는 10일부터 헌혈의집 토요일 운영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2시간 연장한다.

대한적십자사 경남혈액원에 따르면 혈액원이 보유한 적혈구 농축액(PRC)은 지난 6일 기준 3.8일분(980유닛)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4일분)보다 절반가량 줄었다. 적정 보유량 7일분(1830유닛)에도 한참 못 미친다.

혈액형별로 살펴보면 A형 275유닛, B형 341유닛, AB형 131유닛, O형은 236유닛인데 특히 O형 혈액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혈액원은 최근 대형병원에서 O형 수혈이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경남혈액원은 메르스 여파로 단체 헌혈이 줄어든 것이 혈액 부족의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했다. 실제로 헌혈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12유닛이 부족한데 이 중 개인 헌혈 부족량은 370유닛이고 나머지 5942유닛은 단체다.

텅 빈 적십자 경남혈액원 혈액저장고./경남혈액원

경남혈액원 정수원 팀장은 "메르스 영향에 이어 또 최근 헌혈을 진행하기로 했던 학교 중 3~4곳에서 볼거리가 유행해 계획을 취소하면서 혈액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헌혈자도 20~30%가량 줄었다. 헌혈의집창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평일 70~80명에 이르던 헌혈자가 50~60명 수준으로 줄었다.

부족한 혈액 보유량을 늘리고자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이번 주부터 국고지원 헌혈의집 토요일 운영시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평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했다. 하지만 혈액 수급을 늘리고자 이번 주부터 토요일 운영시간이 오후 8시까지로 2시간 늘어난다.

경남혈액원은 부족한 혈액 수급을 만회하고자 67개 헌혈약정단체에 연 2회 이상 헌혈을 진행하고 있으며 군부대 단체,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단체 헌혈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도내 등록 헌혈회원과 30회 이상 다회헌혈자를 대상으로 문자를 전송해 헌혈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경남혈액원 정 팀장은 "메르스 영향에서 벗어난 지금도 혈액이 많이 부족한 상황으로 도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며 "토요일 운영시간도 연장된 만큼 많은 참여 부탁한다"고 전했다. 경남혈액원에서는 헌혈자에게 외식·커피·영화 교환권 등 기념품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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