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마지막 날 얻은 선물 '그저 건강하게만'…저질 체력에도 아이 위해 12시간 만에 자연분만

안녕하세요. 저는 마산이 고향인 서민아(35)라고 합니다.

마산에서 초중고를 나와서 지금은 대구에 살아요. 식구들이 모두 대구로 이사 왔거든요.

저는 대구에 있는 회계사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고요.

올해 초에 결혼해서 9월 마지막 날인 30일 아이가 태어났어요. 아들이에요. 이번에 시댁이 있는 마산에서 출산을 하면서 엄마가 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구나 뼈저리게 느꼈어요.

정말 시작부터가 힘든 거 같아요. 입덧을 하면서도 직장일도 계속해야 하고 산달이 되니까 통증도 심해지더라고요.

그래도 아기를 잉태했을 때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어요. 그만큼 걱정도 컸었죠.

내가 노산인데 장애는 없을까?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 받으면 그게 태아한테 그대로 전달되는 건 아닐까?

아이는 정상일까, 혹시 장애가 있을까, 태어나서도 건강할까?

우리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우리 경제 여건으로 남부럽지 않게 해줄 수 있을까? 등등 오만 걱정이 다 되더라고요.

아이가 태어날 때도 목에 탯줄이 감겨서 정말 힘들게 낳았어요.

분만실에 12시간 정도 있었어요. 초산이라 오래 걸렸어요. 중간 중간 제왕절개수술을 할까 하고 얼마나 고민했는지 몰라요.

그래도 자연분만이 아기한테 좋다고 하고 제왕절개수술을 하면 아이가 잔병치레가 많다고 해서 꾹 견뎌서 자연분만 했어요.

제가 평소 완전 저질 체력인데 어떻게 그랬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놀라워요. 엄청나게 고생하고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무탈하게 나와주니까 안도감도 들고 정말 기쁘더라고요.

아이가 건강하게 나와준 것도 고맙고, 우리 엄마도 나를 이렇게 힘들게 낳았구나 싶어 더 잘 해드려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지금은 아이한테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달라는 말뿐이 생각이 안 나네요. 정말로~.

※독자 여러분의 셀카와 사연을 받습니다. 사연은 일기나 편지도 좋고, 마음에 드는 글귀도 좋습니다. 셀카가 지면에 실린 분에게는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셀카는 휴대전화 메시지나 메일로 보내주세요. 이서후 기자 who@idomin.com 010-9021-2508.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