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규모 할인 진행'선언에도 업계 행사 평소와 차이 없어…소비자 불만에 업체 "현장과 동떨어진 기획·시간도 촉박"난감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건 더 없었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윤상직)는 내수 진작과 소비 활성화를 위해 국내 최초로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를 1일부터 14일까지 벌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기대했던 소비자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오히려 평상시 세일보다 못하다고 불만을 털어놓는 사람도 있었다.

롯데마트 창원점을 찾은 박모(40대) 씨는 언론 보도를 보고 작심하고 왔다가 정부가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흥분했다. 그는 "하루 전날 마트에서 살 물건을 봐두고 오늘 구입하러 왔다. 하지만 할인 품목이나 가격은 전날과 다를 게 없다. 화장품도 일부 한두 개 품목에 해당하고, 아이들 장난감은 제외됐고 생필품도 가격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유통업계 종사자들도 인정하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현장에 있지 않은 사람들이 기획한 것이다 보니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 할인 폭은 백화점 마음대로 70~80% 하라고 강요할 수 없다. 입점한 브랜드와 협의해서 재고 물량을 털어내고자 하는 업체 몇 곳과 행사를 진행하며 분위기만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은 원래 추석 이후 가을 정기 세일 기간이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참여 업체인 롯데·신세계 백화점과 불참 업체인 대동백화점의 할인 폭은 10~30%로 같다. 전자제품도 행사 품목에서 제외한 상태다.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에는 전국 전통시장 200곳도 포함돼 있다. 도내는 김해 외동시장, 진주 중앙·동성상가시장, 창원 도계·가음정시장 대상가·반송·상남시장 7곳이다. 1일 찾은 창원 상남시장은 블랙프라이데이를 진행한다는 현수막 하나도 없었고 상인들조차 블랙프라이데이 참여시장인 줄 몰랐다. 상인 회장은 현수막과 경품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참여를 결정했지만 각 매장에 지시가 늦어 촉박하게 준비해 부족함이 많다"며 "이번 주말 상황을 지켜봐야 행사 성공 여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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