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과 톡톡]박정우 (주)웰템 대표

여름은 ㈜웰템의 계절이다. 산업용 냉각기기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웰템은 신개념 난방기로 겨울 온도 조절도 견인하고자 한다. 전기공학을 전공한 박정우(52) 대표는 지난 20여 년간 온도 조절만 연구하며 한길을 걷고 있다. 어릴 때부터 사업가를 꿈꾼 박 대표는 취준생(취업준비생)에게 일자리를 찾지 말고 만들 것을 조언하고 있다.

◇전기공학 전공 살려 창업

㈜웰템은 Well(좋은)과 Temperature(온도) 합성어다. 그만큼 박 대표는 온도와 관련해 자신감을 내비쳤고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자 2007년 사명을 변경했다. 박 대표는 1989년, 27살에 산업용 냉각기기를 생산하는 한일콘트롤을 창립했다. 창립 이전 부산에서 공장자동화기술영업을 하며 9개월 직장 생활을 했다. 처음부터 사업을 하고자 했던 박 대표는 사업 노하우를 익히고서 공장자동화 핵심부품 판매 대리점을 열었다. 그게 한일콘트롤이다.

"처음엔 자유무역지역 인근에 작은 사무실을 얻어 직원은 나를 포함해 두 명이었어요. 3개월이 지나도 매출이 전혀 없어 매일 창원공단 등을 걸어다니며 영업했죠. 6개월이 지나니 영업 방향이 잡히고 매출이 오르니 키워보자는 욕심이 생겼죠. 판매 품목을 늘리면서 지금 웰템의 대표상품이 된 제어반 에어컨도 판매하게 됐어요."

박정우(오른쪽) 대표가 세라믹 코팅 연소관을 이용한 난방기기인 '핫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전기공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제품 성능 등을 알고자 제품을 꼼꼼히 보게 되고 직접 제조해서 판매하면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1994년부터 제어반용 에어컨과 에어쿨러를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생산하게 됐고 10년 뒤인 2004년엔 이동식 에어컨 뉴 모델을 개발했다.

"그렇게 제조와 판매를 같이하다 2007년 사명 변경과 함께 제조 100%로 돌아섰어요. 회사를 설립한 지 18년 만이죠. 이어 이동식 에어컨이 미국시장에 진출하고 중국시장에도 수출하게 됐습니다. 새로운 제품 개발에 열정을 쏟아부었죠. 지금은 이동식 에어컨이 크기와 용량에 따라 10여 가지 모델이 있습니다."

이동식 에어컨은 실내기 실외기를 하나로 묶어 설치가 간단하고 작업에 방해를 주지 않는다. 물류센터, 야구선수 대기실(더그아웃), 주차장, 주방, 농장, 용접·열처리·사출 공장 등에 적합하다. 소음이 있어 가정용으로는 맞지 않다.

박 대표는 "현재 내수와 수출 비율이 50 대 50이지만 미국과 호주는 야외 결혼식, 파티 등을 즐기는 문화로 수요층이 넓다. 수출이 더 늘 것으로 본다. 냉각기기에 이어 히터 펌프까지 생산하게 돼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웰템은 3년 전부터 난방기기도 생산·판매하고 있다. 핫센(HOT-SEN) 제품은 세라믹 코팅 연소관을 사용해 이른 시간 안에 직접 열을 전달함으로써 연료비(30~50% 감소)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신개념 난방기다. 기름식과 펠릿히터가 있고 넓은 공간과 실외까지 짧은 시간 탁월한 난방 효과가 입증됐다.

웰템 본사 앞에서 박정우 대표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문화가 있는 기업

박 대표는 작은 기업일수록 결속력을 높이는 문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웰템이 2010년 마산자유무역지역으로 이전하기 전 오랫동안 머문 팔룡동 공장에 포도나무가 있었다. 박 대표는 그곳에서 직원들과 포도주를 담가 먹은 것이 지금까지 와인데이로 이어지고 있다. 와인 공부와 친목을 도모하는 이날은 대표적인 ㈜웰템 문화로 자리 잡았다. 아이디어 발표회와 사진 콘테스트도 매년 연다.

"아이디어 발표만 해도 1만 원을 주며 참여를 이끌고 있어요. 당장 현장이나 작업에 반영되지 않아도 직원들이 끊임없이 작업과 현장에 관심을 두고 제안하는 데 목적이 있죠. 가끔 웃음을 터트리는 아주 엉뚱한 발표에서 힌트를 얻은 적도 있어요."

㈜웰템은 자회사인 ㈜엔지피와 공장 주소가 같다. ㈜엔지피 김은숙 대표는 박 대표 부인이다. ㈜엔지피는 태양광발전장치, 태양광 가로등, 전기 공사, LED 등기구, 수배전반 사업을 벌이며 2012년부터 도내 시군청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사업을 도맡고 있다.

위아래 사무실을 둔 ㈜웰템 직원 50여 명과 ㈜엔지피 20여 명 직원은 이 외에도 마라톤과 산행, 초청 강의, 매월 생일 자 행사 등 얼굴을 맞댈 시간이 많다.

◇"젊은 창업자 많아야 한다"

박 대표는 '창원기업 CEO 경제교수단 특강'에 참여해 도내 중·고등학교 학생을 몇 차례 학교에서 만났다. 박 대표는 사업 위기와 극복한 사례를 열거하며 학생들에게 편안함에 안주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요즘 학생들에게서는 예! 알겠습니다! 해보겠습니다!라는 패기를 찾아볼 수 없어 아쉽다. 산업환경 변화로 사람이 일할 수 있는 자리는 갈수록 줄어든다. 일자리를 찾을 생각을 하지 말고 만들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자신이 그랬듯 젊은 사람들이 창업을 통해 부딪히고 넘어지고 맷집이 단단해져야 국가도 번창한다는 생각이다. 조언도 잊지 않았다.

박 대표는 "창업은 아이템 선정이 중요하다. 의욕과 노력만으로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쉬운 일이 아니다. 준비 기간도 길어야 하고 자신이 많이 아는 쪽을 선택해야 한다.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2~3명이 동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웰템이 현재 활약기라고 하지만 경기 침체 영향을 벗어날 순 없다.

"주요 수출국인 미국은 한 업체가 냉각기기 시장의 50%를 차지하며 독점형태입니다. 하지만 우리 제품이 품질과 가격으로 인정받으며 형태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내년 산업용 대형 제습기를 출시할 예정인데 긴장하고 있는 눈치입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다가 아니더라고요."

박 대표에게서 조급함은 느낄 수 없었다. 이 여유로움의 바탕은 기술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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