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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이 품은 자연·역사·사람 굽이굽이 풀어볼까

2015 이야기탐방대 (1)프롤로그-언제든 활용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찾고 만드는 작업

김훤주 기자 pole@idomin.com 2015년 10월 01일 목요일

경남 곳곳을 답사하면서 이야기를 찾아내고 또 만들어내면서 그럴듯하게 꾸며나가는 '경남 스토리랩 이야기탐방대' 활동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진다. 이번 활동을 주최·주관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이야기산업 활성화를 목표로 내걸고 있다. 이야기산업이라는 개념은 아직 많은 사람들한테 낯이 설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을 더 해 보면 그다지 낯설지 않다. 관광·여행은 물론 공연·영상·게임도 모두 이야기산업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외국에서 보기를 찾자면 영국 작가 J. K 롤링이 쓴 '해리 포터' 시리즈가 있다. 영국에는 스토리클럽(굳이 우리 식으로 하자면 이야기 모임)이 수없이 많다고 한다. 이혼을 하고 어려운 처지에 있던 롤링은 스토리클럽을 통해 스스로 위안도 삼고 아이들 심심풀이도 삼을 겸해서 이 이야기를 썼다고 한다. <바이블>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이 됐다는 평을 받으며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로 퍼져나간 '해리 포터' 시리즈 성공의 배경에는 이처럼 수많은 스토리클럽이 있었던 것이다.

사천 대곡마을숲. 경남 남부에서는 보기 드물게 소나무로 이뤄져 있다.

경남 이야기탐방대도 이와 같이 이야기를 찾고 만들어내는 개인과 단체를 길러내는 데 목표가 있다. 아직은 모자라는 수준이지만 이런 노력이 거듭되다 보면 언젠가는 갖가지 문화산업의 영역에서 여러 가지로 활용될 수 있는 이야기와 그 생산 주체가 뚜렷하게 자리 잡을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지난해 이야기탐방대는 남명 조식·홍의장군 곽재우·막걸리·통제영을 대상으로 삼아 청소년탐방대와 블로거탐방대, 예술인탐방대가 제각각 한 차례씩 찾아가 스토리텔링을 진행했었다. 대상 지역(주제)을 넓게 잡지 않는 대신 한 지역(주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탐방대가 중첩해 찾아 살펴보자는 시도였다. 반면 올해는 대상 지역(주제)을 여덟로 넷을 늘렸다. 사천 대곡숲과 하동 전통차, 사천만 갯벌과 함양 일대 점필재 김종직 관련 유적, 우리나라 최초 물고기족보 <우해이어보>가 태어난 마산 진동 앞바다, 하동 일대 고운 최치원 유적, 일제강점기 군사시설이 남아 있는 동백섬 지심도, 그리고 거제도포로수용소다. 지난해는 집중에 초점이 가 있었다면 올해는 '최대한 폭넓게'가 초점인 셈이다.

사천만갯벌. 물이 빠지면 이렇게 경운기를 타고 들어가 작업을 하곤 한다.

반면에 탐방대는 하나로 모았다. 지난해 청소년·예술인·블로거 셋으로 탐방대를 나눠 따로 운영을 했지만 올해는 이들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고 하나로 모았다. 다만 탐방 지역으로 꼽힌 여덟 군데를 모두가 둘러보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스스로 선택해 적절하게 나뉘어 찾아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끼리끼리 결속력이나 이해 정도는 높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정도가 그리 높지 못했다는 지난해 활동에 대한 반성이다. 그러니까 올해 기대하는 바는 청소년·예술인·블로거들이 저마다 개성을 펼치면서도 함께 활동하는 과정에서 각자가 가진 특징과 장점을 서로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되겠다.

동 운암영당. 고운 최치원의 영정을 모시던 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는 본격 탐방에 앞서 가졌던 발대식을 가볍게 처리했지만 올해는 출범식을 치르면서 워크숍까지 겸하도록 했다. 해당 지역(주제)이 품고 있는 사연을 미리 알아두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9월 6일 치러졌는데 최헌섭 두류문화연구원 원장이 탐방 지역(주제)의 대강을 소개했다. △경남 남부에서는 아주 드물게 소나무로 이뤄진 사천 대곡 마을숲과 고려 현종 부자가 만나고 헤어지는 애틋한 사연이 굽이굽이 서려 있는 고자치 고개 △전통차라 하면 까다로운 예의범절과 녹차만 떠올리는 잘못된 차문화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하동 차밭 △경남에서 가장 너른 사천만갯벌과 그에 담긴 지역 주민의 삶 △관리로서 백성을 아끼는 마음과 선비로서 강직함, 인간으로서 유약함을 함께 보여주는 함양 점필재 김종직 △1800년대 진동으로 귀양살이 와서 역경 속에 <우해이어보>를 남긴 담정 김려의 인생역정 △실제로는 가야산 해인사에서 종신(終身)했으나 전설에서는 하동 지리산에서 산신이 됐다는 고운 최치원에 대한 지역 주민의 마음씀 △태평양전쟁 본토 사수를 위한 일제군사기지와 아름다운 동백꽃을 동시에 품은 지심도 △최대 17만 명이 넘게 포로가 있었으며 그로 말미암아 거제의 면모를 통째로 크게 바꿨음직한 거제도포로수용소.

지심도 전등소 소장 사택. 전등소는 발전소를 이르는데 당시 군부대 유지 운영을 위해 소규모 수력발전을 했었다.

올해 이야기탐방대 구성원은 청소년 박주희(진주 경해여고 2)·정다현(진주 경해여고 2)·신윤지(경상대 사대부고 1)·한승지(진주여고 1), 블로거 홍성운(필명 선비)·김욱(필명 거다란)·김성자(필명 커피믹스)·나현주(필명 달그리메), 예술인 손남숙(시인)·박래여(소설가·수필가)·하아무(소설가) 등 11명이다. 또 현장에서는 최헌섭 두류문화연구원 원장과 거제 지역 근·현대 역사학자 전갑생씨, 갯벌과 새들에 대해 전문 식견을 갖춘 윤병렬 경남생명의숲 운영위원, 매암차문화박물관 강동오 관장이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동행한다.

거제도포로수용소유적공원 경비대 막사. 유엔군이 쓰던 건물이었다.
함양 학사루 느티나무. 점필재 김종직이 함양 고을 수령으로 있으면서 심었다.
하동 쌍계사 들머리 차나무 시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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