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소답동 등 귀향 많은 곳 명절 당일·직후 판매량 급증…장유 등 젊은층 많은 신도시 귀성길 올라 식육점 '썰렁'

추석 직후 식육점 쇠고기 소비를 살펴보면 신도시와 구도시의 판이한 명절 풍경이 담겨 있다.

명절을 쇠러 오는 사람이 많은 창원의 대표적인 구도시인 의창구 소답·소계동과 명절을 쇠러 가는 사람이 많은 창원 북면과 김해 장유의 쇠고기 소비량만 비교해도 큰 차이가 있다.

창원시 의창구 소계동에 사는 송정숙 주부는 28일(추석 다음 날) 서울과 산청 등 타지서 모인 가족과 쇠고기를 구워 먹으려고 동네 식육점을 찾았다가 진열대가 텅 빈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송 씨는 "오후 6시 반쯤 식육점을 찾았는데 평상시 진열대에 빼곡하던 포장된 쇠고기가 하나도 없어 저장고에서 꺼내 손질한 고기를 사갔다. 명절에 횟집이 대목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집집이 있을 법한 쇠고기를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해당 식육점 사장은 추석 이틀 전 쇠고기 판매가 가장 많고, 추석 직후에도 쇠고기를 찾는 사람이 매년 많다고 말했다.

식육점 사장은 "쇠고기는 냉장 보관해야 하니까 미리 사놓기보다 차례 지내기 이틀 전이나 전날, 평상시 5배 이상 팔릴 만큼 쇠고기 판매가 많다. 그리고 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 당일과 다음 날 한우를 찾는 이들이 많다. 선물로 받은 한우 양이 가족과 함께 먹기에 모자라 추가로 사가는 사람이 있고 회만큼은 아니지만 기름기가 덜한 쇠고기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인근 소답동 식육점도 마찬가지다. 추석 직후 한우 판매량이 평상시 두 배를 웃돌았다. 이는 이 두 지역이 구도시로 중년층 이상 비율이 높은 것과 연관이 있다.

소답동에서 식육점을 운영하는 사장은 "옛 읍성과 향교가 있는 소답동은 명절에 나가는 사람보다 들어오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 보니 가족과 먹을 새롭고 담백한 음식을 찾는 이들로 횟집과 식육점이 추석 직후 바쁘다"고 말했다.

반대로 젊은 층이 많이 사는 신도시인 창원 북면과 김해 장유는 식육점을 찾는 이들이 거의 없다.

7년째 장유에서 식육점을 운영하는 사장은 "명절마다 장유 지역은 고향으로 떠나는 이들이 많아 조용하다. 추석 전에도 평소보다 매출이 오르긴 하지만 냉장 보관 특성상 고향 인근에서 선물을 구입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몇 년 전부터 명절 당일과 다음날은 사람들이 찾지 않아 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밀양 삼랑진에 있는 어느 한 식육점 역시 평소 매출은 우리 반도 되지 않는데 명절에는 우리 매출의 두 배 이상을 번다"는 말도 덧붙였다.

북면에서 식육점을 운영하는 사장 역시 추석 직후에는 일 10만~20만 원으로 매출이 급감한다고 전했다.

축산유통연구소 관계자는 "추석 직후 쇠고기 판매가 급증한 것은 전국적인 흐름과는 차이가 있다. 올해 추석 연휴가 긴 까닭에 귀성객이 증가한 것이 지역 특성과 맞물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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