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전 남해 상주중 교장이 그리는 꿈…일반중 → 특성화중학교로 전환, 금산 일대 '대안교육'중심지로 사람 돌아오는 농촌 조성 계획

"올 초에 특성화중학교로 전환이 끝났으니 이제 학생들 모집해야죠. 10월 5일 내년도 신입생 모집 시작합니다. 지난 5일에 입학설명회를 하고 모집 요강을 발표했어요."

추석을 며칠 앞두고 만난 여태전(54) 남해 상주중학교 교장의 얼굴에는 이제 한 단계를 넘었다는 뿌듯함이 묻어났다. 스스로는 손사래를 치지만 그는 대안교육 전문가로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지난 2010년에서 2013년까지 도내 최초 공립 대안학교인 태봉고등학교 초대 교장을 지냈다. 그리고 2014년 3월 남해 상주중학교 교장으로 부임해 다시 여 교장 나름의 대안교육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그 첫 단계가 남해 상주중을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체험 교육을 중시하는 정규 중학교)로 바꾸는 거였다. 일반 중학교가 특성화중학교로 전환된 사례는 전국에서 남해 상주중을 포함해 단 3곳뿐이다.

"타지에서 오는 아이들을 위해 지금 기숙사를 짓고 있어요. 모집 정원이 30명인데 상주초등학교 졸업예정자를 우선 선발하는 조건이에요. 정시모집에는 100% 경남 지역 아이들만 선발할 거예요. 만약 경남에서 모집이 다 안 되면 추가 모집을 전국 단위로 할 계획입니다. 처음 모집이라 어찌 될지 저도 아주 궁금합니다."

남해 상주중학교 여태전 교장이 교육마을을 일구겠다는 자신의 큰 꿈을 이야기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서후 기자

하지만 특성화중학교는 그가 꾸는 큰 꿈의 일부일 뿐이다. 그가 그리는 그림의 중심에는 '남해 금산 교육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먼저 상주초등학교를 행복학교(혁신학교)로, 상주중학교를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로 만들어 학생들이 몰려들게 하고, 지금은 쓰지 않는 상주학생야영수련원을 주말학교, 계절학교로 활용해 다른 지역 아이들에게 대안교육을 하겠다는 생각이다. 오는 2018년에는 대안교육 특성화고등학교인 '상주고등학교'를 신설하려는 꿈도 꾸고 있다. 결국에는 남해군 상주면을 돌아오는 농촌 마을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이제 겨우 한 단계를 이뤘지만 효과가 벌써 나타나고 있다. "사실 이건 내가 기대했던 현상인데, 경기도 고양, 수원, 용인에서 아이들이 상주초등학교로 전학을 와 있어요. 부산에서도 전학을 오려는 이들도 있고. 물론 부모들도 깊이 고민했겠죠. 직접 와서 답사하고 살 집도 다 구해놨더라고요."

거창한 꿈이지만 여 교장은 오히려 소박한 바람이라고 말한다.

"남해 금산 교육마을이란 게 무슨 구체적인 마을을 형성하는 계획이라기보다는 지역 주민들이 교육을 가치 있는 주제로 잡고 조금은 조화로운 삶을 꿈꾸게 하려는 겁니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잖아요. 이제 좀 그만 달리고 우리 삶과 아이들의 미래를 다시 생각해 보자는 취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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