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이던 형이 천국으로 간 지 2년하고 반 정도 됐네요. 온 가족이 큰 슬픔을 견디며 지금까지 온 게 기적 같아요. 제 작품에 모자(母子)상, 부자(父子)상이 많은 것도 부모님의 슬픔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었죠.

아버지는 잘 버티시다가 한 번씩 힘드실 때가 오시곤 하세요. 특히 명절 다가오면 우리 가족은 더 울적한 분위기가 되는 거 같아요. 왜 명절 되면 주위에 자식들 찾아 오고 그러잖아요. 큰아들 생각이 더 나는거죠. 아버지는 형제도 안계시니까 더 찾아올 사람이 없어요.

부모님께 하고 싶은 말이요? 글쎄요. 평소에는 아무 말도 못하고 사는 거 같아요. 서로, 그냥…. 왜 서로 바라는 게 없겠어요. 지금은 시간이 제법 흘렀긴 해도 서로 안타까우니까 그냥 말하고 그럴 수 있는게 없어요. 하루 하루 견뎌주는 게 고맙죠.

요즘에 어머니, 아버지를 생각하면 참 미안합니다. 제가 대학원 다니느라, 또 개인전 준비하느라 집안일(젖소 농장)을 제대로 못 돌보고 있어요. 그런데 부모님께서 하고 싶은 거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큰데 그것보다 미안한 마음이 더 크네요. /조각가 감성빈 씨가 부모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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