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난 2011년 한국에 온 새터민(남자)입니다. 저희 새터민들은 명절이 돼도 특별하게 뭘 하거나 하진 않아요. 제가 사는 동네에는 120명 정도가 모여 사는데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가족들이 모이고 가족이 없는 사람들은 그냥 집에 있거나 하루 이틀 여행을 가거나 합니다.

북한에는 동생이 하나 있는데 지금 군 복무 중이랍니다. 부모님은 제가 7살 때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서 지금은 살아계신지 돌아가신지도 몰라요. 처음에 한국 와서 1년 반 정도는 술을 많이 먹었어요. 가족들이 보고 싶고 많이 외로웠습니다. 그러고 사니까 사회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 새터민이라도 여기 분들은 열심히 살려고 하는 사람을 도와 주려고 해요. 그래서 술을 끊고 지금은 열심히 일만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중국에 가더라도 가족을 만날 수가 없어요. 요즘은 단속을 심하게 한다더라고요. 걸리면 끝이죠. 동생에게는 그저 죽지 말고 살아 있으라는 소리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새터민 ㄱ 씨가 북한에 있는 동생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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