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함안보 하류에 유독성 남조류 극심…"낙동강 자정능력 저하, 보 개방을"

예년과 달리 가을철에 접어들었지만 오히려 낙동강 경남 구간에 녹조현상이 심해지면서 취수원을 둔 인근 시민 불안이 다시 커지고 있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21일 오전 낙동강 상류 창녕함안보에서 하류 밀양 수산교까지 본류 전반에 녹조가 짙어졌다고 밝혔다.

녹조가 발생한 낙동강 현장을 살펴본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임희자 정책실장은 "현재 발생한 녹조는 층이 두꺼워 강 표면에 쌓여 있는 상태"라며 "취수구 안으로도 녹조가 빨려 들어가고 있다. 한 마디로 재앙 수준"이라고 전했다.

임 정책실장은 "지난해 이맘때엔 이 정도로 심하지 않았다"면서 "체감과 달리 수온은 아직 높은 편이다. 낙동강 현장 상황은 아직 녹조가 발생할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4대 강 사업 이전 물이 흐를 때는 녹조 현상이 심각하지 않았다"며 "결국은 악화한 환경 속에 물을 가둬두면서 자정 능력이 저하된 것이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21일 낙동강 창녕함안보 하류 창원시 본포취수장에 발생한 녹조.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임 정책실장은 "녹조 현상을 줄이려고 간헐적으로 일제히 보문을 개방하는 '펄스형 방류'도 녹조 발생 감소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면서 "조류 경보제도 근본적인 녹조 문제 해결에 이바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4대 강 낙동강 구간 녹조 조사에 참여한 박호동 일본 신슈대학 교수는 창녕함안보 선착장에서 채취한 녹조를 바로 현미경으로 관찰한 형태학적 분석 결과에서 이 녹조는 '마이크로시스티스 에르기노사'(Microcystis Aeruginosa)로 강한 독성을 가진 종류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녹조는 독성이 생기면 그 정도가 매우 심하다"면서 "오늘 발견된 녹조는 만성적인 간질환, 간암, 소화기 계통 질병을 유발하고 심하면 급성 사망을 일으킬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독소"라고 경고한 바 있다.

임 정책실장은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듯 낙동강 녹조는 독성이 강한 남조류"라며 낙동강 전체 8개 보를 상시 개방하거나 제거할 것을 요구했다.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지난 7월 28일부터 낙동강 창녕함안보 일대는 녹조 출현 알림 단계"라며 "22일 오후 출현 알림을 유지할지, 경보 단계로 상향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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