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여행 등 비슷한 스타일에 끌려 물 흐르듯 결혼…내년 1월 2세 탄생 "태어날 아기와 웃음꽃 피우고 살자"

결혼 상대자로 꼽는 것 중 하나로 '취미나 서로 좋아하는 것이 맞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이가 많다. 창원시 북면에 사는 조원기(31)·김미연(33) 부부는 이런 점에서 마음이 잘 맞다.

둘은 2013년 12월 스노보드 동호회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서로가 처음부터 마음에 쏙 들어온 건 아니었다. 원기 씨 말이다.

"서로 외모에 반하고 그런 건 아니고요, 이야기 나누다 보니 마음이 잘 통하는 것 같았습니다. 성격, 그리고 여행 코드, 그런 부분이 잘 맞았어요. 한 사람이 '나는 이거 좋아한다'라고 하면, '나도 그런데'라는 맞장구가 계속 나올 정도였죠."

마음이 맞았던 둘은 좀 더 많은 이야길 나누고 싶었다. 원기 씨가 먼저 데이트 신청을 했다. 포항에서 무박 2일 데이트를 즐기며 서로에게 좀 더 다가갔다. 겨울이 끝날 무렵 그렇게 둘은 연애를 시작했다.

원기 씨는 창원에, 미연 씨는 부산에 살고 있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원기 씨는 쉬는 날도 일정치 않았다. 그러다 보니 데이트할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다. 원기 씨 일하는 건설현장이 곧 데이트 장소가 되기도 했다.

교제 후 몇 개월 지나 결혼까지 마음먹었다. 원기 씨는 어른들께 첫 인사를 드리러 갔다. 예비 장인 환갑잔치 자리였다.

"처가 쪽 어른들이 다 모인 자리라 더더욱 긴장되더군요. 다들 반겨주시기는 했는데요, 고모부님께서 계속 술을 따라주셔서 많이 힘들었죠. 그래도 정신력으로 버틴 덕에 실수는 하지 않았고, 어른들께 '합격'을 받았죠. 하하하."

많은 부부가 결혼까지 과정에서 한번쯤 고비를 겪는다고 한다. 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얘기다. 물 흘러가듯 모든 게 착착 진행되었다. 자잘한 다툼 정도야 없진 않았지만, 30분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애정이 피어올랐다. 그렇게 지난 3월 결혼식을 올렸다.

물론 서로에게 아쉬운 점이 없을 수는 없다.

"집안일은 아내가 다 하는 편이죠. 저는 그동안 청소·설거지 같은 집안일을 거의 해보지 않았다 보니…. 아내는 성격이 좀 느긋한 경향이 있어요. 저는 뭐든지 빨리빨리 해야하는데, 그러지 못한 아내 모습에서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죠."

내년 1월이면 아이 아빠·엄마가 되기도 한다. 원기 씨는 "첫 애가 나오면 바로 둘째를 만들어야죠"라고 한다. 물론 미연 씨 뜻까지 담긴 것은 아니지만, "설득해서라도 밀고 나가야죠"라며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다.

원기 씨는 마음과 달리 바쁘다는 핑계로 결혼 전 프러포즈 이벤트를 하지 못했다. 훗날 둘째가 나오면 태교여행을 떠나 기억에 남는 시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오는 10월 12일은 미연 씨 생일이다. 원기 씨는 결혼 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이 있다. 이날만은 아내를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원기 씨는 아내에게 이런 마음을 전한다.

'결혼해 줘서 고맙고, 앞으로 태어날 아기 잘 키우며 웃음꽃 더 피우자. 나도 파이팅 넘치는 남편으로 더 발전할게.'

그것으로 끝내면 좋을 텐데, 안 해도 될 한마디를 덧붙인다.

'미연이도 철없이 느긋하게 움직이지 말고, 좀 빨리빨리 행동하길 바란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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