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비춤]윤리적 소비는 "생산자에게 이익 돌아가야"

추석을 앞두고 대형마트, 백화점은 선물세트 판매에 한창입니다. 다양한 종류와 가격대, 특히 편리함 때문에 대형 유통업체를 찾는 이들이 많은데요, 이번 명절만큼은 감사한 분들에게 '윤리적 소비'를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요. 윤리적 소비가 뭐냐고요? 

'초밥집 두 곳이 나란히 있습니다. 한 곳은 40년 동안 일식만 고집해 온 할아버지 요리사가 운영하는 가게입니다. 오랜 세월을 그대로 간직하다 보니 외관이 허름하네요. 다른 한쪽에는 대기업에서 새롭게 운영하는 체인점이 있습니다. 물론 가게 인테리어도 세련되고 깔끔합니다. 여러분은 이제 어느 가게로 들어가시겠습니까?'

무엇이 더 중요한 가치인지 선택하는 것. 윤리적 소비는 거기서 출발했다. 윤리적 소비란 무엇일까.

경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김윤미(36) 본부장을 만나 윤리적 소비에 대한 내용을 들어봤다. 김 본부장은 윤리적 소비란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소비'라고 했다. 그는 "윤리적 소비라는 것은 합리적 소비와 다른 개념"이라며 "합리적 소비의 중심에는 '돈'이 있다. 같은 금액을 어떻게 사용하면 더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윤리적 소비는 어떻게 돈을 쓰면 사회적으로 도움이 될까를 생각하는 것이다. 가령 친환경 제품을 구입할 때 다른 제품보다 비쌀 수 있지만 그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동안 들어간 노동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해 기꺼이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윤미 경남사회적경제지원센터 본부장은 자신이 지불한 돈이 도착하는 곳이 중간 유통업체일지, 대기업일지, 이 제품을 생산한 농부일지를 고민하면 윤리적 소비를 실천할 수 있다고 한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우리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소비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실천해왔다. 소비자들은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나무 심기 공헌활동으로 유명한 유한킴벌리에 큰 신뢰를 보내고 있으며 '빨래엔 피죤~'을 외치던 피죤은 비리 경영이 폭로된 이후 50%에 가까웠던 점유율이 20%대로 떨어졌다. 또 최근에는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사태를 보며 자발적으로 불매운동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오늘 내가 사과를, 신발을, 음료수를 구입하고자 지불한 돈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우리는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그렇다고 큰 이슈가 있을 때만 윤리적 소비를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김 본부장은 일상 속에서 간단하게 실천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먼저 제품을 구입하기 전 딱 한 번만 더 생각해보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이 제품을 구입하고자 지불한 돈이 마지막에 도착하는 곳이 어디일까 생각해보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지불한 돈이 도착하는 곳이 중간 유통업체일지, 대기업일지, 이 제품을 생산하고자 구슬땀을 흘린 농부일지를 고민하면 윤리적 소비를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대형마트를 이용하면서 실천할 수 있는 윤리적 소비다. 그는 "공산품은 대형마트에서 구입하고 신선품은 전통시장을 이용해 소비를 이원화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며 "불가피하게 신선품도 대형마트에서 구입해야 할 때는 기왕이면 생산자 얼굴과 이름이 적힌 제품을 구입하면 된다. 그러면 유통 마진을 제외하더라도 해당 농가에 수익이 돌아가고 대형마트에서 그 제품 판매를 이어간다면 이 또한 윤리적 소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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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필요한 만큼 구입하는 것이다. 대형마트를 찾는 이유 중 하나는 대량으로 판매해 제품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그것이 절대 저렴한 가격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쓰고 남은 재료는 시간이 갈수록 맛과 신선도가 떨어져 결국 음식물 쓰레기가 된다"며 "그렇게 발생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사회적 비용이 투입된다. 또 소비자들이 대형마트로 몰려 동네 상권이 죽으면 이를 활성화하는 데 세금이 들어간다. 대형마트를 찾았기 때문에 발생한 비용까지 제품 가격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필요한 양만큼만 집에서 가까운 동네슈퍼에서 구입하면 사회적 비용도 줄이고 동네 상권도 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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