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신문 필통]학원가 광고 속출…대학입시 위주 교육현실에 취지 역행

올해부터 진주에서도 중학교는 대부분 자유학기제가 시행되고 내년부턴 모든 중학교가 의무적으로 참여한다.

교육부 발표 자료를 보면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토론·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수업을 운영하고,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제도라고 한다.

한 학기 동안 시험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시간 동안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중학생들이 자신들의 진로와 관련된 활동을 해보고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것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현실적으로 이런 자유학기제는 1학년 2학기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여름방학과 2학기가 시작되는 요즘 자유학기제의 기본 취지를 역행하는 이상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 바로 학원들이다. 학원가를 돌아다니다 보면 자유학기제 대비에 관련된 현수막이 붙은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여러 유명한 학원에서는 이미 자유학기제를 다룬 입시설명회가 열리며 '자유학기제+여름방학', '영어수학 완성의 최고의 기회' 등의 광고문구들은 학부모의 마음을 흔든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아지는 자유학기제 기간에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말은 확실히 달콤하다. 또한 자유 학기제가 취지는 좋지만 학습능력과 학습의욕의 저하 등의 문제를 낳을 수 있어 그에 따른 추가적인 학습이 꼭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진주시내 한 학원의 자유학기제 관련 광고.

물론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정책이 그대로이고 이젠 중학교부터 입시준비를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 분위기에서 자유학기제라고 해서 공부에서 손을 놓을 수는 없다. 학생들 또한 입시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부담 없이 지낼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겉으로는 시험도 없고 좀 쉬면서 공부보다는 자기진로 고민과 다양한 체험을 하라고 해 놓고 오히려 부족한 공부를 더 하고 떨어진 학력을 따라잡을 기회로 이용된다면 도대체 자유학기제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학원들의 발 빠른 자유학기제 마케팅을 보고 있으니 조금은 혼란스럽다. 결국 입시경쟁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험과 진로를 고민하고 자신의 꿈과 끼를 발견하는 시간이란 것이 현실과는 거리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분명 부족하지만 학교에서는 자유학기제에 걸맞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시험도 없다. 주어진 시간을 입시공부의 또 다른 기회로 활용할지 자신만의 의미 있는 자유학기로 만들지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선택이다.

어차피 우리 학생들은 중학교, 고등학교 오랜 시간을 입시를 위해 쉼 없이 달린다. 교육부와 학교에서 궁여지책으로 마련해 준 자유학기제 한 학기 정도는 학생들에게 오롯이 돌려줬으면 한다. 평소에 시간이 없어 할 수 없었던 야외활동이나 다양한 분야의 독서와 체험과 같은 활동들이 학교생활에 의욕을 불어 넣는 진정한 공부가 되지 않을까?

지역민 참여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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