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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손맛 생각날 때 들러주세요

[경남 맛집]고성군 동해면 양촌리 '수양식당'

우귀화 기자 wookiza@idomin.com 2015년 09월 15일 화요일

고성의 산, 바다 경치 구경을 하고 한산한 시골길을 지나다 들렀다. 정식 6000원에 회까지 먹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고성군 동해면 동해초등학교 맞은편 '수양식당'이다. 빛바랜 식당 간판과 문을 보고서 혹시 지금도 식당을 하는지 묻고 들어섰다. 회색 둥근 탁자가 곳곳에 놓여 있다. 식당과 슈퍼마켓이 연결돼 있다. 식당 주인 전희순(60) 씨가 반갑게 손님을 맞았다. 전 씨는 남편과 이곳에 살면서 함께 식당과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손 글씨로 가게에 붙여놓은 메뉴를 보고, 별렀던 정식을 선택했다. 찬찬히 들여다보니 식당 안팎에 기르는 화분이 많다.

푸짐한 한 상이 차려져 나왔다. 고봉밥에 콩나물, 어묵, 무가 든 국, 매운 고추가 든 계란말이, 생선, 무말랭이, 숭어 무침, 김 등이 상에 올랐다. 듣던 대로 회가 반찬에 포함됐다. 밑반찬은 고봉밥에 어울리게 대체로 싱겁지 않았다.

고성 수양식당의 정식. 어묵볶음, 계란말이, 생선, 무말랭이, 숭어 무침 등 푸짐하다.

전 씨는 "좀 일찍 왔으면 생선회도 줬을 텐데, 일찌감치 다 나갔다"고 말했다. 안타까웠지만 채소가 곁들여진 숭어회 무침도 괜찮았다. 주인은 멀리서 찾아왔다고 하니 계속해서 다른 반찬을 하나씩 꺼내놓았다. 오~ 직접 담근 간장게장도 등장했다. 간장게장답게 짰다.

30년째 이곳에서 밥집을 하고 있다는 인심 좋은 주인은 모든 반찬을 다 직접 기른 것만 쓴다고 했다. 쌀 한 톨부터 채소까지 다 농사지은 것만 내놓는다고 자신 있게 얘기했다. 그는 "우리는 사 먹는 게 없다. 요즘은 기계가 좋아서 남편과 둘이서 농사지어서 수확하는 게 가능하다"고 했다. 쌀, 고추, 깨 농사는 기본이다. 심지어 상에 오르는 물고기도 다 직접 잡은 것이라고 했다. 상에 올라있던 생선을 보고 '까지메기(농어 새끼)'라며, 새벽에 남편이 배 타고 나가서 잡아온 것이라 했다. 매일 새벽 고기잡이를 해서 그날 식당 음식재료로 사용한다고. 밥 한 끼에 식당, 슈퍼마켓, 농사, 고기잡이까지 다 해내면서 30년째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키는 부부의 정성이 느껴진다.

대단히 부지런한 부부는 쉬지 않고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전 씨는 '내가 요 안에서 다 늙었다'고 표현했다. 작년에 아파서 병원에 갔을 때 말고 이곳을 떠난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처음에는 학교 선생님들 하숙집을 했고, 나중에는 인근에 조선소가 들어오면서 식당을 했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에 하숙 치고 반찬 만들 때는 일이 너무 많아 바빴는데, 이제는 손에 익어서 날마다 제철 식재료로 금방 만들어낸다고. 오전 6시 30분 정도부터 밤 10시 30분까지 가게를 연다. 인근 조선소 등에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회사 가기 전에 일찍 들러서 라면을 먹고 가기도 하고, 점심·저녁 식사를 하러 들른다고 했다. 단골 조선소 직원이 쇠로 탁자를 만들어 줘서 지금 손님상으로 쓰고 있다.

전 씨는 "다른 식당들은 사서 내놓는 반찬도 있지만, 우리 식당은 다 내 손으로 하니까 믿고 찾아오는 단골손님이 많다"며 밝게 웃었다.

30년째 수양식당을 운영 중인 전희순 씨.

<메뉴와 위치> 

◇메뉴 △정식 6000원 △라면 3000원 △생선 매운탕 5000원, 1만 원 △오리고기 3만 원.

◇위치 : 고성군 동해면 동해로 1590(동해초등학교 맞은편).

◇전화 : 055-672-5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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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귀화 기자

    • 우귀화 기자
  • 시민사회부 기자입니다. 경남지방경찰청, 법원, 검찰, 진해경찰서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2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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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2015-10-15 20:36:14    
신문을 보고 친구 4명이 찾아갔습니다 먼저 한 분이 화장실을 다녀오더니 깨끗하지 않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밥을 먹을 마음이 사라졌는데 ..실망을하고 어떻게하나 잠시 고민을 했는데 막상 오븐에 수북한 공기밥과 푸짐하게 담아졌던 파김치 계란말이 회 생선구이등이 정성껏 담겨져있는것을 보고 식욕이 당겨서 처음에는 밥이 많다며 들어놓을려고 하던 사람들이 밥을 다 먹었습니다
맛있던 파김치도 더 주셔서 따뜻한 마음과 함께 고봉공기밥을 다먹었습니다 다만 조금 아쉬운점은 식당화장실이나 실내 분위기가 조금 깔끔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것 같습니다
2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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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귀화 (wook****) 2015-10-16 12:51:07
네. 화장실은 이용해보지 않았는데, 그러셨군요. 한번 전화드려봐야겠네요.
그래도 맛있게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기사를 관심있게 읽어주시고, 이렇게 댓글까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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