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출입구 안전요원 없이 노출…60대, 후진하던 차에 깔려 숨져

마산남부시외버스터미널(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60대 할머니가 버스 바퀴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지 3주가 지났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전히 안전요원이 없었고 창원시는 개인사업체 안전문제에 대해 강제할 수 없다며 손 놓고 있다.

지난 8월 22일 오후 3시 31분께 마산남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ㄱ(69) 씨는 버스 바퀴에 깔려 숨졌다. 이 버스는 터미널을 빠져나가려고 후진을 하던 중이었다.

승객이 버스를 타려면 대합실에서 표를 끊고 개찰구를 지나 승강장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이날 ㄱ 씨는 대합실이 아닌 반대편의 시외버스 출입구를 이용했다. 시외버스 출입구 쪽에는 '외부차량과 보행자 출입을 금한다'는 표시가 돼 있지만 평소 안전요원이 없다 보니 지켜지기 만무하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배달용 오토바이와 보행자 왕래가 잦다고 했다.

마산남부시외버스터미널 시외버스 출입구 모습. 통행을 금지한다는 표지판이 있지만 안전요원이 없다보니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다./김민지 기자

마산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시외버스 출입구는 버스가 수시로 움직이는 구간이며 위험하다. 하지만 시외버스 출입구를 드나드는 사람이나 오토바이를 제지하는 안전요원이 없다 보니 사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3주 뒤 마산남부시외버스터미널을 찾았지만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터미널 관계자는 "버스터미널에 안전요원을 배치해야 한다는 법 조항도 없고, 24시간 안전요원을 고용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 "현재 터미널 사정이 좋지 않아 안전요원을 고용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창원시에 버스터미널 안전에 대한 관리·감독에 대해 물으니 "강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마산남부시외버스터미널의 경우 개인사업체이기 때문에 안전문제에 대해 관리·감독할 수 없다"고 말했다.

터미널에 따르면 평일 이용객은 800~900명, 주말 이용객은 1300~1400명이다. 터미널이 개인사업체라고 해서 시가 관리·감독에 손 놓고 있으면 ㄱ 씨와 같은 사고는 또 일어날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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