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어디가]

기자는 두 명인데, 종목은 셋?

○…오는 주말이면 프로농구가 개막합니다.

이로써 도내 팬들은 야구와 축구 시즌이 끝나는 10월까지는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프로축구 경남 FC에 이어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까지 3대 프로스포츠를 안방에서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축구, 야구, 농구 빅 3 스포츠 연고팀을 모두 보유한 곳은 서울, 부산, 인천, 그리고 창원뿐이라고 하니 스포츠 도시의 자부심은 느껴도 될 듯싶네요.

3대 스포츠가 일정이 겹치는 것은 흔치 않은데요. 봄부터 가을까지가 시즌인 야구와 축구와 달리 겨울 스포츠인 농구는 대개 10월에 개막해 일정이 겹치지 않았습니다.

근데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KBL에서 플레이오프 경기가 프로야구 시즌 개막과 겹치는 것을 피하고자 시즌 일정을 앞당겨 치르기로 했다죠.

빅3 스포츠가 모두 9월에 열리게 되면서 스포츠 기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예년 같았으면 야구 시즌이 끝나면 야구를 담당했던 기자들이 곧바로 농구에 투입됐는데요. 올해는 일정이 꼬이면서 기자 1명이 2개 스포츠를 맡아야 하는 등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보통 1명이던 지역신문의 스포츠 기자는 NC 다이노스가 창단하면서부터 2명 체제로 바뀌었는데요.

실제로 1명이 담당하던 시절에는 이런 일도 있었답니다.

경남 FC와 창원 LG의 경기가 공교롭게도 같은 시간에 열려 전반전은 축구장에서, 후반전은 농구장에서 경기를 보며 기사를 마감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경남 FC가 주경기장을 창원종합운동장으로 쓰던 시기여서 노트북을 들고 후다닥 뛰어가면 됐지만, 지금은 창원축구센터로 홈 구장을 옮기면서 이런 촌극(?)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겠네요.

농구 개막을 준비하면서 실제로 3개 팀의 일정이 겹치는 날을 꼽아봤는데요. 9월에만 6번이나 두 개 이상의 경기를 취재해야 하는 걸로 나왔습니다.

특히, 23일은 축구와 야구, 농구가 모두 비슷한 시간대에 열리는 이른바 '죽음의 수요일'이 예고돼 있네요.

팬들이 빅3 스포츠를 골라볼 때 스포츠담당 기자들은 숨 가쁜 일정을 보내야 하는 속사정도 있답니다.

/일러스트 서동진 기자 sdj1976@

NC 이현곤 코치, 한 달 만에 또 미국행

○…지난 2월 미국 샌디에이고 산하 마이너리그팀으로 코치 연수를 떠났던 이현곤 코치가 지난 8월 말 한국으로 돌아왔는데요. 이 코치는 국내 복귀 후 퓨처스리그 내 육성팀 코치로 어린 후배들을 지도하는 데 열중이라는 근황을 전해 들었습니다.

국내로 돌아온 당일 그는 마산구장에 인사를 하러 들렀는데요. 이 코치는 현역선수 때보다 더 몸이 좋아진 모습이었습니다. 당시 이 코치는 "빠다(버터)를 많이 먹었는데 몸이 더 좋아졌다"며 가벼운 농담도 하곤 했습니다.

그리웠던 한국으로 돌아온 지 이제 2주가 지나가는 시점인데 이 코치는 이달 말 또 한 번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게 됐습니다.

바로, NC 다이노스의 교육리그 참가 때문인데요. 지난 2년간 NC는 교육리그를 통해 잠재력 있는 어린 선수들의 실전경험을 쌓았습니다.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프리미어12'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이태양은 지난해 교육리그에서 16이닝 동안 8피안타 4실점,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면서 올 시즌 활약을 예고하기도 했죠.

어린 선수들과 함께 이 코치도 이번 일정을 소화할 예정인데요. '빠다'의 힘으로 성장한 그의 근육처럼 교육리그에서도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주길 기대해 봅니다.

다시 고개 든 경남 FC 감독 교체설

○… 최근 축구계 한 인사에게서 '경남 FC 감독이 바뀐다면서?'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인사는 구체적인 실명까지 거론하며 홍준표 구단주가 이미 이 인물을 내정했다는 소문도 들린다며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이 인사가 말한 ㄱ 씨는 도내 출신으로 월드컵에서 골까지 기록한,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지도자인데요. 또, 이 지도자가 홍 구단주와 대학 동문이라는 점이 드러나며 축구계에서는 빠르게 소문이 퍼진 것 같습니다.

구단의 한 관계자는 "감독 교체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현재로선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지난여름 경남 FC의 성적이 바닥을 헤매자 감독 교체설이 떠돌기도 했는데요. 당시에는 김형동 대표이사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으로 일단락됐습니다. 현재 경남 FC를 이끄는 박성화 감독은 내년까지 구단과 계약이 맺어진 상황인데요. 이런 와중에 감독 교체설이 나도는 첫 번째 원인은 아무래도 성적 부진이 아닐까 싶습니다. 홈에서 2연승을 내달리며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처럼 보이던 경남은 최근 부천과 고양에 연이어 패하며 상승세를 잇지 못했는데요. 근거도 출처도 불확실한 감독 교체설을 시중에서 퇴출할 방안은 '성적'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진주남중 최강 씨름부 "인재 유출 없다"

○…진주남중 씨름부가 올 시즌 출전한 6개 대회를 모두 휩쓸며 대한씨름협회 사상 첫 시즌 6관왕을 달성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사실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한 가지 걱정이 드는 것이 바로 우수 선수의 지역 외 유출입니다. 여건이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중학생 선수들이 경남이 아닌 타지역으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진주남중 정영배 감독도 이에 대해 "팀이 성적이 좋다 보니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다른 지역 고교 감독들이 선수를 달라고 아우성"이라고 하소연을 했습니다.

하지만, 정 감독은 '대학은 타지역으로 갈 수 있지만 고등학교까지는 경남에서 졸업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답니다. 정 감독의 이런 원칙 덕분에 올해 진주남중 졸업생은 전원 도내 고교 진학이 사실상 결정됐다고 하네요. 정 감독은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낸 데는 인근 고등학교 선배들과 합동 훈련으로 기량이 성장한 부분도 크다"면서 "학부모와 선수들도 이런 부분에 대해 공감을 해줘 선수 유출이 없었다"고 안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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