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이장님]산청군 차황면 양촌마을 김병락 이장

산청군청에서 동북 방향으로 승용차로 10여 분 가면 산청군 차황면 장위리 양촌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70여 가구에 주민 100여 명이 서로 도우며 전형적인 농촌마을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마을의 중심에는 마을을 위해 봉사하며 주민들의 성실한 심부름꾼으로 이장을 맡고 있는 김병락(59·사진) 씨가 있다. 김 이장은 선조 때부터 양촌마을에서 살아온 것은 물론 이 마을을 떠나 본 적 없이 59년 동안 살아온 마을의 터줏대감이다.

김 이장은 17년 전인 1998년 비교적 젊은 나이(당시 42세)로 양촌마을 이장직을 맡아 5년 동안 마을을 위해 봉사했다. 이후 이장직을 그만두고 6년이 지난 2009년에 다시 맡아 6년 동안 이장을 하고 있다. 총 11년째 이장으로 봉사를 해왔다.

김 이장이 젊은 나이에 이장을 맡게 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그가 당시 차황면체육회 총무로 봉사도 하고 나이도 젊으니까 마을 어른들이 마을 체계를 잡아달라며 이장직을 권유했다.

김 이장은 "이장은 권력이나 기득권을 가지고 주민들 위에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마을 주민들의 심부름꾼"이라며 "마을 주민 대부분이 고령이라서 주민들을 돌봐주는 것이 이장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 이장은 지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 동안 차황면이장단 회장을 맡을 정도로 마을 주민들은 물론 차황면 전체 이장들에게 신임을 얻고 있는, 성실하고 신망이 두터운 이장 중 한 명이다.

특히 1998년 이장을 처음 했을 때에는 매년 마을 주민들에게 신임을 물어 통과되면 다시 이장으로 선임하는 절차를 거쳐 새로운 이장을 선정했다. 김 이장은 무려 5년 동안 아무런 문제 없이 주민들로부터 신임을 얻어 이장을 맡을 정도로 신뢰가 두텁다.

"마을 주민들이 인정해 주고 믿어주니까 항상 기분이 좋다"는 그는 "특별한 어려움 없이 이장을 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해 남에게 인정 받는 사람이 되는 것을 좌우명으로 생각하며 살아간다는 그는 "내 욕심만 가지고 남이 싫어하는 것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내가 조금은 손해 보고 살아간다는 생각으로 살면 마음이 편안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양촌마을 진입로가 좁아 대형 차량 운행에 많은 불편을 겪어 왔는데 현재 확장·포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이장은 이 공사가 마무리되면 좁은 마을 진입로 문제는 해결되지만, 마을에서 산청읍으로 가는 도로가 좁고 커브길이 많아 확장·포장이 시급하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김 이장은 "주민들이 이장을 생각해주고 협조해줘서 무척 고맙다. 마을에서 공동으로 일을 할 때가 되면 모두가 한마음으로 일을 하고, 참여하지 못하는 주민들은 물질로써 도와주는 등 마을 분위기가 매우 좋다. 부족한 사람에게 주민들이 너무나 많은 사랑을 주어 항상 미안하고 감사하다"고 주민들에게 감사의 말도 빼지 않았다.

차황면은 군내에서 친환경농업지역으로 명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양촌마을은 차황면 벼농사 친환경재배의 원조 마을이라고 김 이장은 자랑했다.

김 이장은 "차황면은 친환경지역이다. 친환경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 철쭉 군락지로 전국에 명성을 떨치는 황매산 관광 개발을 활성화해 황매산에 사계절 내내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하는 것이 차황면 전체 주민들 바람"이라며 "황매산 관광 개발에 관계 기관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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