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맛집]창원시 마산회원구 '삼천도씨'

사람들이 항상 줄지어서 기다리는 가게. 노란 간판에 '3000℃'라는 손 글씨가 적혀 있다. 도대체 무얼 팔기에 저리도 인기가 많을까. 작은 입간판에 적힌 '가끔은 짬뽕 한 그릇으로 열정을 채우기도'라는 문구를 보고서야 알아챌 수 있다.

영업한 지 5개월 됐다는 가게는 온종일 손님으로 북적인다. 언제 좀 손님이 적은지 묻자, '오전 11시'라는 답을 들었다. 그만큼 작은 가게는 손님으로 북새통이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는 짬뽕이기에'라는 의문을 갖고 가게를 찾았다.

이진영(30)·철영(28) 씨 두 형제가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일반 회사에 다니던 형과 요리사 일을 하던 동생이 합심해 창업했다.

브레이크 타임에 찍은 삼천도씨 가게 모습.

메뉴판이 남다르다. 낮장사, 밤장사로 구분돼 있다. 낮장사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밤장사는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쉬는 시간이다. 낮에는 보통 짬뽕, 목살 짬뽕, 돼지 튀김을, 밤에는 목살꼬치, 닭똥집 꼬치, 목똥꼬치, 목살 짬뽕탕, 돼지 튀김이 메뉴에 올라 있다.

'그런데 왜 3000℃인가요?'라고 묻기도 전에 그 또한 메뉴판에 친절하게 설명해뒀다. 주 메뉴인 숯불 꼬치를 두고 이름을 고민하던 중 숯불 온도를 인터넷에서 검색하다 누군가 '약 3000℃'라고 적어둔 답변을 보고 결정하게 됐다고. 알고 보니 실제 숯불 온도는 그보다 한참 아래였지만, 3000℃에 매료됐단다. '열정의 온도'란다.

젊은 나이에 한 소자본 창업인 만큼 인테리어도 모두 형제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전부 셀프 인테리어다. 둘이서 고르고 고른 귀여운 아톰, 자동차 등 아기자기한 물품을 비치해뒀다. 꼬박 두 달 동안 내부를 꾸몄다.

앉아서 메뉴판과 내부를 찬찬히 둘러봤으니, 이제 맛을 볼 차례다. 소문이 자자하던 목살짬뽕과 목살꼬치를 주문했다. 육고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환영받을 메뉴다.

삼천도씨 인기메뉴 목살짬뽕은 일반짬뽕과 달리 양념해 구운 돼지고기 목살이 곁들여져 나온다.

목살짬뽕은 일반짬뽕과 달리 양념 된 구운 돼지고기 목살이 짬뽕 위에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것 외에는 일반짬뽕과 비슷하다. 채소와 해물이 어우러진 매콤한 붉은 국물에 면이 담겨 나온다. 양파, 버섯, 숙주, 당근, 오징어 등이 들었다. 국물은 기름지지 않고 깔끔했다. 두툼한 목살과 면을 함께 먹는 기쁨이 크다. 씹는 맛이 있다.

▲ 채소샐러드, 나초 과자와 함께 나오는 목살꼬치.

목살꼬치는 채소샐러드, 나초 과자와 함께 나왔다. 밤 메뉴여서 술안주로 먹기에 좋다. 러시아에서 즐겨 먹는 '샤슬릭'에서 차용한 메뉴다. 기다란 꼬치 창 3개에 목살이 두툼하게 꽂혀 있다. 조금 탄 부분이 보이긴 했지만, 질기지 않다. 꼬치고기는 목살짬뽕에 든 고기와 같은 양념이 돼 있다. 커민 향신료가 들었다. 살사 소스와 머스터드 소스를 찍어 먹을 수 있다.

이진영·철영 씨 형제는 가게를 오픈하기 전부터 블로그(blog.naver.com/economylee)에 자신들의 창업 일지를 썼다. 2005년 1월부터 최근까지 틈틈이 가게를 운영하면서 느끼는 고민 등을 전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 블로그가 예비 외식 창업자를 꿈꾸는 분들의 지침서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글을 시작으로 창업 일지를 하나하나 적어 뒀다.

음식을 먹는 사이 가게 입구에 기다리는 손님이 늘었다. 형제의 열정이 통한 것일까.

<메뉴 및 위치>

◇메뉴 △보통 짬뽕 6000원 △목살 짬뽕 7000원 △돼지 튀김 1만 2000원 △목살꼬치 1만 7000원.

◇위치: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로 97.

◇전화: 055-252-7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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