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매를 잊은 지 오래된 어머니가/일바지를 입고 밭고랑 논두렁으로/일흔 해 넘게 돌아다니다가 돌아가셨습니다./벗어놓은 일바지에 꽃들이 와서/꽃무늬 물감을 들여 주었습니다."

'몸빼바지 무늬'라는 제목의 공광규(56) 시인의 시다. 잔잔한 꽃 사진과 함께 적힌 시인의 시가 공감을 얻는다. 문자와 사진(영상)이 조합된 '디카시(디지털 카메라 시)'다.

지난 2004년부터 고성을 중심으로 '디카시' 운동이 활발하다.

스마트폰(디카)을 이용해 자연, 사물에서 시적 감흥을 순간 포착해, 그 사진과 함께 5행 이내의 시적 문장으로 표현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으로 실시간 쌍방향 소통하는 창작 방식이다.

지난해 5월 고성문화원 부설로 생긴 디카시연구소(소장 이상옥 창신대 교수)가 올해 '디카시 작품상'을 제정해 제1회 수상작으로 공 시인의 디카시 '몸빼바지 무늬'를 선정했다. 시상식은 19일 오후 5시 고성문화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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