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일자 경남도민일보 ‘열린아침 곧은소리’에 실린 허정도님의 칼럼과 인터넷 도민일보를 통해 반론을 제기한 남상현(nam0415@hanmail.net)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저는 전국을 돌며 우리의 문화유산을 찾아 다니는 사람입니다. 제가 다른 지방을 방문했을 때 가장 질문을 많이 받는 내용이 마산에 문화유산이 무엇이 있느냐는 것 입니다.

저는 스스럼없이 “마산에는 민주주의를 잉태케한 3·15 정신과 마산의 명물 아귀찜, 그리고 문신미술관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문신미술관은 고속도로 입구에 안내 간판 하나 없고, 아귀찜도 라디오 방송에 ‘아구할매’로 명맥이 이어지고 있을 뿐이며, 3·15정신은 탑 하나 덜렁 서있던 것이 고작이었습니다.(지금은 묘지가 성역화되고 있지만)

인터넷 도민일보 자유토론방을 통해 남상현님께서 3·15회관의 재건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셨지만, 폐허처럼 방치하는 건물이 있으면 무엇하겠습니까?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물어보십시오. 3·15 회관이 어디 있느냐고. 어린 청소년에게 3·15정신도, 3·15회관도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마산에는 공연장으로 이미 마산MBC 공개홀이 있고, 조만간에 시립박물관도 개관됩니다. 그리고 문화예술회관도 건립을 한다고 합니다. 마산은 지금 건축물 공간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니라, 도심에서 뿜어져 나오는 오염물질을 정화시킬 공원과 녹지대가 무엇보다도 필요합니다.

일본의 작은 도시 유카이치에는 도심의 습도를 맞추기 위해 도시 사이 사이에 논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마산은 어떻습니까? 도시계획이 엉망이다보니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하천을 복개하여 도로를 만들고 있습니다. 하천을 복개하니까 바다로 흘러드는 강물은 전부 썩어 마산만을 살리자고 아우성입니다.

서원곡이나 완월폭포에서 내려가는 맑은 물이 도심을 거쳐 마산만에 들어가면 썩은 물이 됩니다. 마산만을 살리기 위해서는 복개천을 뜯어내야 합니다. 밝은 하천은 썩지 않습니다. 따라서 3·15기념회관을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조성하여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끼를 발휘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활용케 한다면 3·15 영령들도 오히려 기뻐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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