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하동 갈사만 조선산단 조성사업이 부실덩어리인 것으로 드러났다. 갈사만 조선산단 조성 공사는 지난해 2월 이후 공사가 중단된 상태이며 언제 다시 시작될지 기약도 없이 표류하고 있다.

하동군은 회생 개시가 공사를 재개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이라며 우려 불식에 나섰지만 공사과정에서 드러난 것만으로도 제대로 공사가 진행될지 의문이 든다. 하동군은 하동지구개발사업단이 정상화되면 내년 상반기에 공사를 재개해 2018년까지 완공하겠다고 했지만 얽히고 설켜 있는 상황과 주시행사인 한신공영과의 관계 등 풀어야 할 숙제가 한두 가지가 아닌 터에 회생개시절차에 들어갔다고 해서 이 모든 것이 해결날 것으로 보는 것은 지극히 안일해 보인다.

하동군은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사업 전반에 대한 실사를 벌였고 그 과정에서 사업 전반에 걸쳐 총체적인 부실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설계용역을 수의계약으로 한 해당 회사의 상무가 하동지구개발사업단의 주주였고 설계 진행률에 따라 지급해야 할 용역비를 월별로 지급한 것, 공사비와 설계비를 부풀리는 등 비리 혐의가 많다.

하동군은 해당 업체를 형사고소키로 했지만 꼬리자르기 의혹 등 석연찮은 점이 한둘이 아니다. 결탁과 특혜는 업체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일이 하동군의 묵인이나 방조없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첫째 의문이다. 관리감독을 조금만 신경썼더라도 알 수 있는 일을 이제야 밝힌 것도 문제이다. 특히 시공사인 한신공영이 설계도서 제출 지연 등을 문제로 책임준공 의무를 하동지구사업단에 떠맡기는 상황인데도 그 내막을 철저히 파헤치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다.

윤상기 군수는 이번에 제기된 문제들이 전임군수와는 상관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굳이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전 후 사정도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하동지구개발사업단의 부채가 1480억 원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전면적이고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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