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상 낮게 평가되거나 미래 가치 큰 재산

고액자산가인 ㄱ 씨는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하고 싶지만, 어떤 재산을 증여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다. 증여재산의 활용 용도 등을 고려해야겠지만, 세금을 줄이는 측면만 고려한다면 몇 가지 유리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첫째 현 시가보다 세법상 낮게 평가되는 재산을 증여하는 것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현금 1억 원과 시세가 1억 원인 토지(개별공시지가 7000만 원)를 비교해보면 세법상 현금은 있는 그대로 평가되지만, 토지는 일반적으로 시가보다 낮게 평가된다. 토지는 세법상 매매사례가액, 감정가액 등이 있는 특별한 예를 제외하고는 시가보다 낮은 개별공시지가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위 사례에서 현금을 증여하면 1억 원에 대한 증여세를 내야 하지만, 토지를 증여할 때는 7000만 원에 대한 증여세만 내면 된다. 결국 1억 원이라는 같은 증여 효과를 보면서 세 부담이 적은 토지를 증여하는 것이 유리한 결정이다. 다른 예로 시세가 3억 원으로 똑같은 아파트와 상가(기준시가 2억 원)를 비교하면 아파트는 유사한 재산에 대한 매매사례가액이 있는 예가 많아 시세대로 평가되지만, 상가는 매매사례가액 등 시가가 있는 예가 드물어 보통 기준시가로 평가된다. 마찬가지로 3억 원이라는 같은 증여 효과를 보면서 세법상 낮게 평가돼 증여세 부담이 적은 상가를 증여하는 것이 유리하다.

둘째 장래에 가치가 크게 높아질 재산을 증여하는 것이 유리하다. 현재 저평가돼 있으나 미래 가치가 높은 주식, 자신이 대주주로 있으며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비상장법인 주식, 단기적으로 손실이 많이 난 펀드, 장기적으로 개발 호재가 있는 토지 등이 좋은 예다. 저평가돼 평가액이 1억 원인 주식을 증여하고 2년 뒤 주식가액이 2억 원으로 상승했다면, 2억 원의 증여 효과를 보면서 1억 원에 대한 증여세만 부담하게 된다.

셋째 자녀 소득이 높지 않으면 소득이 발생하는 재산을 증여하는 것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시세와 세법상 평가액이 3억 원으로 같은 토지와 상가를 비교하면, 세법상 평가액이 같아 당장 증여세 부담도 같다. 그렇지만 상가는 매해 임대 소득이 발생하고 고액자산가는 다른 소득이 높아 임대 소득에 대해 높은 소득세율을 적용받고, 세후 임대 소득은 축적돼 결국 고액자산가의 상속재산으로 남게 돼 상속세 부담을 늘리게 된다. 따라서 상가를 자녀에게 증여하면 소득이 높지 않은 자녀는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고, 세후 임대 소득은 추가 증여세와 상속세 없이 자녀 재산으로 축적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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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할 때 어떤 재산을 증여하느냐에 따라 세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세법에 따라 재산가액을 평가하는 것이 단순하지 않으므로 세무 전문가와 상의한 이후 절세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겠다.

/안재영 세무사(최&정&안 세무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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