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아이들을 데리고 낮에 키즈 카페에 갔다. 아이들 뛰어놀기도 좋고 나도 잠시나마 같이 놀아줘야 하는 수고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가끔 애용하는 편이다. 그곳엔 조그맣게 다양한 공간을 만들어놔서 아이들이 들락날락하며 두 시간은 거뜬히 놀게끔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곳엔 코인 노래방도 있었다.

아이들과 놀며 시간을 보내던 중 노래방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바로 '내 나이가 어때서'였다. 엄마들 우르르 몰려가 구경하는데 나도 궁금해서 가보니 여섯 살 일곱 살 남자아이 둘이서 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제 고작 여섯 살 일곱 살 된 아이들이 "내 나이가 어때서"라고 외쳐대는 걸 보고 있으니 우습기도 하고 한편으론 "그래 너희 나이가 어때서" 싶기도 했다.

나도 돌이켜보면 10대 20대 30대 다 순간순간 진지했던 것 같다. 마치 6살이 내 나이가 어때서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나도 그 순간순간은 내 고민이 제일 절박하고 내 앞에 닥친 일이 젤 크고 윗사람들 말은 잘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매순간 진지했고, 그 나이에 맞지 않는, 어떻게 보면 고민거리가 아닌 걸로 고민을 하기도 하고, 마치 내일이 오지 않을 것처럼 절망을 해보기도 하면서 30대 중반을 넘어 마흔을 바라보는 지금까지 지내와 보니 그때 내가 왜 그런 생각들을 했을까, 그런 고민은 시간 지나면 자연스레 해결되는 거였는데 왜 그렇게 심각했나 싶을 때도 많다.

중·고등학교 시절 내가 본 군인은 아저씨였고 대학 신입생 때는 대학교 4학년만 돼도 엄청 나이 많아 보이고 사회초년생이 되어서 선임 언니들을 볼 때는 엄청 나이 차이가 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군인은 조카뻘이고 난 그 당시에 왕고참 언니보다 훨씬 더 많은 나이를 가진 사람이 됐다. 나이라는 게 참 별 게 아닌데 그 순간에는 왜 그렇게 멀고 거리감 있게 다가왔는지 모르겠다. 씁쓸하기도 하지만 이제 나는 "왜 그래.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라는 농담을 윗사람들에게 툭툭 던질 정도로 나이가 들어버렸다.

근데 난 진짜 외치고 싶다. "내 나이가 어때서!!"라고. 지금 나를 보는 10대 20대는 엄청 나이 많은 아줌마로만 보이겠지만 난 아직도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은, 아직 할 일도 많고 갈 길도 먼 청춘이라 생각한다. 10대 때 그리 공부해라 할 때는 책상 앞에 앉기가 싫더니 요즘엔 뭘 그리 배우고 싶고 공부하고 싶은지 중·고등학교 때 이렇게 공부했으면 서울대 가지 않았을까 싶다. 요즘엔 배우고 싶은 의지만 있으면 배울 수 있는 환경도 많아졌고 나이 제한도 많이 사라졌다. 진짜 나이 상관없이 배우고 일하고 공부하고 싶은 게 지금 마음이다.

여섯 살이 느끼는 내 나이가 어때서! 예순 어르신이 느끼는 내 나이가 어때서! 다 자기 입장에서 느끼는 내 나이가 어때서가 있을 것이다. 물론 유행가 '내 나이가 어때서'는 사랑에 나이가 어딨냐고 사랑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사랑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나이는 없다. 하고 싶은 마음만 있다면! 나를 비롯해 다양한 연령의 도전하는 모든 사람을 응원한다! 

/김성애 구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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