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비춤]"지역사회 긍정적 영향 줬거나 훈훈한 스토리 1순위"

"NC의 시구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스토리가 있고 감동이 있다고 자부합니다."

NC 다이노스 강남훈 사업본부장은 "시구자 선정에서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지역"이라며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거나 야구장을 찾거나 경기를 동영상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인물이라면 선정 대상 1순위"라고 말했다.

실제로 NC의 시구는 다른 구단보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촘촘히 들여다보면 '지역'과 '감동'이 숨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육종암을 이겨낸 야구선수 위주빈(창원사파초 6년) 군이다. 강 본부장은 올 시즌 최고의 시구자로 위 군을 뽑았다. 경남도민일보를 통해 육종암을 이겨낸 야구선수 위 군 사연이 소개되자, 구단은 직접 사파초 야구부를 찾아 위 군을 섭외해 마운드에 서게 했다.

단순한 시구가 아니라 위 군에게 평생 간직할 선물도 마련했다. 강 본부장은 "당시 손시헌이 부진했기 때문에 선뜻 응해줄 것이란 기대를 못 했었는데 포구 뒤 목걸이와 손목 아대를 선물하고 '프로에서 만나자'라고 이야기한 게 사람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20일 NC 손시헌이 시구자로 나선 위주빈 군에게 자신의 목걸이를 걸어주고 있다. /NC 다이노스

실제 이날 시구는 SNS를 통해 알려지며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특별한 시구자를 모시는 데는 어려움도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포스트시즌 2차전 시구자였던 용인제일초 김기국 군과 친구들이었다.

연골무형성증 장애를 앓는 기국 군을 위해 지난해 9월 22일 4명의 친구가 손을 잡고 뛰어 모두 같이 결승선에 들어온 사진 한 장이 인터넷상에서 큰 화제가 됐었다. 모두가 일등이자 꼴찌가 된 이 장면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NC도 '아름다운 우정'을 선보인 아이들을 시구자로 선정하려 했다. 하지만 섭외는 순탄하지 않았다.

강 본부장은 "학교를 통해 연락을 취했는데 당시 담임선생님이 아이가 스포트라이트를 너무 많이 받아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 걱정이라며 부정적인 답변이 돌아왔었다"면서 "하지만 구단이 홍보나 영리가 목적이 아닌 아이들을 응원한다는 내용을 며칠 동안 어필해 섭외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NC는 이들을 시구자로 초청하고자 버스 한 대를 용인으로 보내는 열의도 보였다.

반대로 NC가 꺼리는 시구자도 있다. 바로 PR, 홍보를 목적으로 시구를 하려는 일부 연예인이다. 그는 "시구를 하고 싶다며 연예인이나 소속사에서 연락이 올 때가 있지만, 시구를 홍보 목적으로 접근한다면 검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다면 NC가 준비 중인 시구 예정자는 누굴까? 강 본부장은 "병원을 자진 폐쇄해 메르스 확산을 막은 창원 SK병원 관계자 등 지역에서 희망을 전해줄 인물을 섭외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NC만의 '개념 시구'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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