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전·명품 수혜, 해당품목 판매증가 기대…시민들 "대기업 챙기기", 소비 진작 효과도 의문

정부가 소비활성화 차원에서 발표한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의 개별소비세 인하를 놓고 빈부 간 심리적 괴리감만 더 벌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단기적 부양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개별소비세 한시적 인하, 이후 거래 절벽 우려 = 정부가 26일 소비 진작을 위해 자동차, 가전제품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 카드를 내놓은 것은 2012년 9월 이후 3년 만이다. 2012년,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 악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되자 정부는 9월 11일부터 그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개별소비세를 지금과 같이 5%에서 3.5%로 인하했다.

수혜 업종인 자동차와 가전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2012년 개별소비세 인하 때와 마찬가지로 단기적 부양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승용차 내수 판매는 3월 7만 6908대를 기록한 이후 4월 7만 6217대, 5월 7만 3709대, 6월 7만 1890대, 7월 7만 1382대를 기록하며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다 8월 5만 4343대로 최저점을 찍었다. 9월 11일 정부의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발표 이후 9월 승용차 내수 판매 대수는 7만 대로 다시 껑충 올라선다.

9월 7만 2837대, 10월 7만 5768대, 11월 7만 6662대 등 상승세를 이어가다 12월 인하세 종료를 앞두고 8만 1472대를 올리며 2012년 최고 판매 대수를 기록했다. 개별소비세 인하가 국내 자동차 판매에 분명히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후 '거래 절벽' 현상을 보였다. 2013년 1월 내수 판매 대수는 6만 310대, 2월 5만 7925대로 내려앉았다.

자동차업계는 하반기 아반떼, 스포티지, AE, 에쿠스 등 신차 출시와 세금 인하 시너지 효과로 연말까지 자동차 판매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12월은 세금 인하 마지막을 강조하며 대규모 판촉 활동으로 판매 대수가 최고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한다. 선수요 유발로 이후 거래절벽은 업계도 어느 정도 고려해 추가 가격 인하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누구를 위한 세금 인하인가 = 개별소비세는 사치성 상품의 소비에 대해 부과하는 소비세다. 고가 브랜드 명품, 향수 등 잡화, 대용량 가전제품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백화점은 함박웃음이다. 명품과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살 여력이 없는 대다수 서민층에게는 개별소비세 인하는 '딴 나라' 이야기다.

30대 회사원은 "1억이 넘는 차량을 구입하려는 부자에게 200만 원 할인이 기회일지 의문도 들고 주택자금대출 갚고 사교육비 감당하기도 벅찬 대다수 서민층은 소비할 여력이 없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챙기기라는 생각밖에 안든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도 이번 세금 인하 효과의 종합적인 소비진작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전제품의 인하는 체감률이 높지 않다. 오히려 대리점마다 할인 정책이 판매에 더 크게 영향 미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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