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등 참석

시민의 힘으로 추진된 창원지역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조형물 건립이 2년 2개월 만에 이뤄졌다.

일본군위안부창원지역추모비건립추진위원회(이하 건립추진위)는 27일 오후 4시 창원시 오동동 문화광장 입구 시유지에서 시민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막식과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여성 인권을 상징하는 보라색 풍선이 하늘로 향하고 하얀 가림막이 땅밑으로 꺼지자 인권자주평화다짐비(이하 다짐비)로 명명된 조형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짐비는 일본의 사과를 받아내겠다는 굳건한 의지가 돋보였다. 굳게 다문 입, 꽉 잡은 두 손이 그러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중 유일하게 참석한 이용수(87) 할머니는 조형물을 보고 "일본이 진정으로 사과를 하면 불끈 쥔 주먹이 풀리고 (위안부의 험난한 고행을 상징하는)맨발은 신발을 신을 것"이라며 "그때까지 꼭 같이 기다려달라. 먼저 가신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도 기뻐하실 것이고…. 여러분도 기쁘죠? 웃어요"라며 만세를 외쳤다.

일본군 위안부 추모조형물인 '인권자주평화다짐비 제막식'과 기념행사가 27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의 거리 앞에서 열렸다. 이용수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공개된 소녀상을 바라보며 기뻐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이경희 건립추진위 상임추진위원장은 이 할머니를 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조형물 건립이 결실을 보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고 또 난관이 있었기에 이 위원장 눈물은 뜨거웠다.

김종대 상임추진위원장(창원시의원)은 "일본군에게 짓밟힌 우리 인권을 바로 세우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로하는 일은 우리 책무다"면서 "미래의 인권, 자주, 평화를 다지는 일이 곧 오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해 봉사를 해온 밀양 동명고 동아리 '예나지나' 회장 최수정(18) 양은 "조형물 건립이 있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기쁘다. 위안부 할머니의 아픔을 잊지 않고 영원히 기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막식이 열리기 1시간 전,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등은 조형물 장소가 잘못됐다면서 이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경찰은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충돌을 대비해 70명 인력을 투입했으며 창원시청 관계자 50명도 현장에 나왔다.

건립추진위는 2013년 시민성금을 모아 위안부 추모조형물을 세우는 운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시민, 종교단체, 학생 등 5000여 명이 1억 1000만 원 성금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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