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상공회의소 CEO특강](100)창신고서 열린 100번째 강연

창원지역 중·고등학생에게 CEO들이 직접 기업가 정신을 전달하는 '창원기업 CEO 경제교수단 특강'이 지난 25일 100회를 맞았다.

기술과 경영 능력이 탁월한 CEO들이 현장에서의 활동상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지식과 경험을 청소년에게 전파함으로써 도전 정신을 일깨워 주고자 창원상공회의소와 창원시 기업사랑협의회가 주관하고 <경남도민일보>가 후원하고 있다.

2010년 4월 1일 시작한 CEO 경제특강에는 지난 5년간 신청한 66개 학교(중복 신청 포함) 학생 2만 6835명이 참여했다. 기업인, 경제단체장, 회계사, 변호사 등 54명이 강연자로 나섰다.

◇'최다 강연' 창원상공회의소 최충경 회장, 100회 특별강연 맡아 = 총 11회 강연하며 CEO 중 가장 적극적으로 학생과 만남을 주도한 최충경 회장이 25일 창신고등학교 대강당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광복 70년 조국미래의 주역 - 꿈과 열정, 세계로! 미래로!'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강연을 종합하며 남이 가지 않는 길,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CEO특강 100회 특별강연자로 나선 최충경 창원상공회의소 회장. /박일호 기자 iris15@

최 회장은 30+70은 무엇이냐고 묻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하나뿐인 답을 찾으려 공부를 했지만 현재는 '100'이 될 수 있는 공식을 묻는 시대라는 것이다.

강연에서 최 회장은 "99+1도 100이고, 99.9+0.01도 100이고, -10+110도 100이다. 100이 될 가능성은 무한대이다. 내가 무엇이 될 수 있는지도 무한대이다. 남이 가는 한 길을 가지 말고 낯설고 좁은 길이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모든 만물은 변하고, 그 사실 하나만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 세계 흐름과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하기를 조언했다.

◇CEO가 강조하는 내용은 = 100회 동안 CEO들이 가장 많이 강조한 말은 '꿈을 꾸라'는 것이다. 뜻, 목표와 같은 말인 꿈은 54명의 강연자 모두 강연에서 꼭 한 번씩은 언급한 말이다. CEO 경제특강은 먼저 사회를 경험한 선배와 후배가 '소통'한다는 의미가 크다. 여기에 학교, 집이라는 제한적인 공간을 벗어나 생생한 강연을 통해 자본주의, 경제를 경험하는 '확장'이라는 의미도 있다.

강연에 참여한 CEO들은 자신의 성공과 철학을 설명하고자 청소년기 했던 고민, 사업 실패와 좌절 등 생생한 경험담을 쏟아낸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마산 진전중학교에서 강연한 우영준 ㈜한국야나세 대표는 자신이 한국야나세를 일군 과정을 소개했다.

"한국야나세는 약 20년 전 5000만 원 자본금으로 진전면 율티리에서 100㎡도 안 되는 조그만 공장에서 시작했어요. 처음 2년 동안은 하루 4∼5시간만 자고 일만 했어요. 사업이 번창하면서 대우조선에서 중대 제안이 왔어요. 한국야나세가 대규모 건조시설만 갖춘다면 건조물량을 주겠다는 것이었어요. 대우조선이 주는 물량을 받으려면 총 40억∼50억 원을 들여 시설을 갖춰야 했지만 35억 원 정도가 부족했어요. 고민 끝에 국책은행 지점장을 찾아가 평소 일을 해왔던 자세대로 진실한 마음으로 그간의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더니 두 차례에 걸쳐 총 60억 원을 빌려주며 격려하더군요.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는 예상하지 못한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 목표 의식을 갖고 그분을 설득해 지금 여기까지 왔지만, 한편으로는 그분을 만나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신뢰를 심어주고 도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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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들은 자신만의 이론을 만들어 쉽게 전달하기도 했다.

송정아 회계사는 '돼지저금통' 이론을 제시했다. 돼지저금통은 처음에는 적은 금액인 동전으로 시작하지만 모으다 보면 큰돈이 되어 있듯이, 자투리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모아서 무엇인가를 하면 어느 순간 돼지저금통처럼 많은 시간이 누적돼 좋은 결과물이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CEO 경제특강을 이끈 최충경 회장은 "건전한 자본주의는 경쟁이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분야의 경제 경험을 통해 진로 선택에도 도움을 받고 올바른 이해도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며 "강연이 100회까지 이어진 것은 바쁜 기업인들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해 청소년 1명에게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컸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학교 반응과 계획 = CEO 경제특강은 학교에서도 평가가 나쁘지 않다. 꾸준히 강연 신청이 이어지는 이유다.

CEO 경제특강을 가장 많이 신청한 학교 중 한 곳은 무학여고다. 무학여고 박주연 교사는 "특강을 듣고 나면 소감문을 받는데 아이들 반응도 좋은 편이다. 학교나 집에서 미처 배우지 못한 부분을 알게 되고 진로선택에서 어떤 학과로 진학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소수 적극적인 아이들은 특강 후 명함을 받아 개인적으로 전화해 궁금한 점을 묻는 등 멘토로 이어지는 일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 강사가 아니다 보니 CEO에 따라 전달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진해고 윤진숙 교사는 "강연온 기업가가 많은 내용을 준비해 왔음에도 전달력이 부족해 안타까울 때가 있다. 강당보다는 교실이 소통이라는 주제와 맞게 특강 장소로 더 적합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CEO 경제특강은 100회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다.

최 회장은 "CEO들도 준비를 많이 하고 최선은 다하지만 학교마다 아이들 성향과 특성이 달라 효과에는 차이가 있다. 학생들이 지루하지 않게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선생님들과 CEO 좌담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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