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쌍책서 가야지역 유일 다라국 도성 발굴

합천군 쌍책에서 가야시대 유일의 도성(都城)이 최초로 확인됐다.

합천군은 25일 합천박물관에서 합천 성산토성 발굴 학술 자문회의를 열고 옛 가야지역 자연절벽 구릉에서 토성(土城)과 목책(木柵)으로 둘러싸인 다라국 도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군은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약 4개월간 (재)동서문물연구원에 위탁해 토성 발굴조사를 진행 중이다.

발굴조사팀은 "가야지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토성과 목책으로 이루어진 다라국 도성의 전모가 밝혀졌다"라면서 "우리나라에서 이처럼 확실한 가야 도성 전모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성산토성으로 부르던 다라국성은 자연절벽으로 이루어진 황강변 독립구릉에 있다. 서쪽 절벽을 따라 목책이 설치됐고, 북쪽 능선을 따라 대규모 토성이 축조됐다. 동쪽부분은 2009년 1차 조사에서 성토부가 확인됐으며, 남쪽은 신라가 쌓은 석성이 잔존한다.

합천군 쌍책에서 국내 최초로 확인된 가야시대 유일의 도성 발굴현장 모습. /합천군

목책시설이 확인된 서쪽 부분은 현재 부분적인 조사만 진행됐지만 무질서한 소형 주혈군과 일정한 열을 이루는 대형주혈군이 함께 확인돼 토성과 다른 성벽시설이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토성은 현재 북쪽 능선 일부에서만 잔존하는데 이 구역은 옥전고분군에서 이어지는 능선자락에 해당하는 곳으로, 전체 구릉 중 방어에 가장 취약한 지점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완경사면을 이루던 이곳에 대규모 성토를 통해 급경사면으로 만들고, 토성을 올려 외부에서 보면 최소 7~8m 높이의 성벽으로 축조했다.

토성 축조에는 고도의 축조기술과 대규모 인력동원, 체계적인 공정시스템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먼저 토성 축조에는 다양한 축조재료가 사용됐는데 외부 저지대나 주변부에서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다량의 고운 흙과 석재, 기술적인 목적으로 사용됐던 것으로 보이는 목탄(주로 나무와 풀을 태워 만든 것)과 유기물질, 소토 등이다.

또 축조 중간단계에 다량의 탄화곡물을 놓아두었는데, 일종의 제사행위로 추정했다.

특히 성벽 축조에는 설계, 재료선택, 채취, 이동, 재가공, 축조, 지휘, 제사 등 다양한 작업공정과 공정별 분담시스템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 앞으로 심도있는 연구를 통해 고대 가야시대 다라국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성 내부에는 2013년 조사에서 확인된 구릉정상부의 대벽건물지와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대규모 제사유구가 구역을 달리해 확인되기도 했다. 특히 제사유구 내부에서는 머리와 손발이 깨져 나간 인물형 토우가 출토돼 제사유구로서 성격을 뒷받침했다.

오랫동안 다라국 관련 유적 조사를 진행해 온 조영제 경상대학교(사학과·박물관장) 교수는 "왕릉과 왕성이 조합된 다라국성 경관이 완성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조사성과를 바탕으로 다라국성을 포함하는 사적지 확대 등의 체계적인 유적 보호대책과 조사연구계획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모두가 공유하는 문화자원으로 개발해 지역문화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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