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녹색당, 경남도 광고비 집행내역 공개 "독선적 정책 결정, 일방홍보 부적절한 행태"

경남도가 학교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하면서 시행한 서민자녀교육지원 사업을 알리는 데 광고비 1억 2000여만 원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녹색당은 25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도 광고비 집행 내역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무상급식 중단을 독선적으로 결정한 홍준표 도지사의 방침을 일방적으로 홍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녹색당은 지난 3월 광고비 정보공개 청구를 도가 받아들이지 않자 행정심판에서 승소해 광고비 내역(2010~2015년 3월 15일)을 도로부터 받아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달 녹색당의 청구를 받아들여 경남도에 광고비 내역을 공개하라고 재결했다.

녹색당이 공개한 광고비 집행 내역을 보면, 도는 지난 3월 '서민자녀교육지원으로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라는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 신청 광고를 27개 신문·방송에 냈는데, 모두 1억 2160만 원을 썼다. 도는 신문광고에서 "경남도와 18개 전 시·군은 그동안 무차별적인 부자 무상급식에 지원하던 예산 전액을 전국 최초로 서민 자녀를 위한 교육사업에 지원하여 서민 자녀에게도 동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합니다"라고 했다.

경남녹색당은 25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도 광고비 집행내역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무상급식 중단을 독선적으로 결정한 홍준표 도지사의 방침을 일방적으로 홍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표세호 기자

경남녹색당 김병준 공동위원장은 "이 돈은 200명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243일 동안, 방학과 공휴일을 제외하면 1년 동안 점심 급식을 제공할 수 있는 예산이며, 동시에 4만 8640명의 1끼 급식을 제공할 수 있는 예산"이라고 꼬집었다.

도 광고비는 홍 지사가 2012년 12월 보궐선거에서 당선해 취임한 2013년부터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3억 3974만 원, 2012년 2억 4993만 원이던 광고비는 2013년 4억 4795만 원, 2014년 6억 원, 올 3월 15일까지 2억 9640만 원으로 집계됐다.

김솔 공동위원장은 2013년 진주의료원 휴업·폐업·해산 관련 7000여만 원, 밀양 송전탑 담화문 5000여만 원 광고비를 쓴 것을 지적하며, "이런 식으로 자신의 독단적인 정책 결정이나 판단을 일방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광고비를 집행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녹색당은 도가 정보공개를 거부했던 점도 비판했다. 녹색당 하승수 공동위원장은 "법치주의를 강조해온 홍 지사가 서울시와 공공기관 광고비 내역을 공개한 행정심판 판례가 있는데도 행정심판까지 간 것은 유감"이라며 "홍 지사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경남 전체의 민주주의 재정 집행의 문제"라고 말했다.

녹색당은 학부모와 시민사회단체가 진행 중인 홍 지사 주민소환운동에 적극적으로 결합하겠다고 밝혔다. 하 위원장은 "홍 지사는 독단적 정책 결정,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고, 진주의료원 주민투표 대표자 증명서를 내주지 않은 위법 등은 모두 주민소환 사유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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