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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빈촌, 에너지자립으로 세계 유명마을 변신

[에너지 자립으로 가는 길] (8) 귀싱 에너지 자립 모델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2015년 08월 20일 목요일

에너지 자립을 이룬 오스트리아, 덴마크, 독일의 마을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에너지 자립 마을을 이룬 주체가 시민들이라는 점이죠. 시민들은 에너지 생산 문제를 국가에도, 기업에도 맡기지 않았습니다. 1978년 완공한 원자력발전소 2기를 국민 반대로 폐기시키고, 이를 1999년 '비원자력 오스트리아를 위한 연방헌법'으로 영구 법제화한 오스트리아의 탈핵 정신은 그중 앞섰습니다.

"오스트리아 내 120곳, 전 세계 20곳이 이 지역의 에너지 자립을 배웁니다." 오스트리아 내 가장 가난한 빈촌에서 연 교육생 3만 명, 관광객 30만 명이 찾는 에너지 자립 마을이 된 귀싱읍. 이곳 일정은 오전 에너지자립 100% 귀싱읍 소개와 오후 현장견학으로 진행됐죠. 영상 35도를 웃도는 더위는 이곳 지역 난방의 원천이었습니다. 목재와 태양, 잔디까지 이곳에서 에너지원이 아닌 것은 없었습니다.

가난한 마을 엄청난 연료비 그대로 둘 수 없었다

한때는 헝가리 땅, 지금은 오스트리아 땅으로 부침을 겪었던 귀싱읍. 오스트리아 국가대표 농구선수 출신인 라인하트 코크 씨는 지금 이곳 귀싱테크놀로지센터 대표입니다. 인구 4300명의 국경지대 가난한 빈촌을 한 해 평균 30만 명 재생에너지 관광객을 유치하는 마을로 바꾼 리더라는 군요.

1990년 초 이 지역의 가장 큰 문제는 살림살이보다 턱도 없이 높은 연료비였다는군요. 당시 귀싱읍 4300명 주민을 포함해 귀싱시 2만 8500명의 시민이 지출하는 연간 연료비만 3500만 유로, 지금 환율로 계산하면 450억 원 가까운 돈이었습니다. 코크 씨는 이 문제를 놓고 당시 귀싱시장과 담판을 지은 끝에 1991년 지역난방 비용을 줄여 소득을 높이겠다는 선언을 하기에 이릅니다.

지난 7월 6일 지역신문발전위 공동취재단이 만난 귀싱테크놀로지센터 베른하르트 도이치 씨의 설명이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는 센터 소개담당이자, 읍내 한 마을인 슈트렘마을 대표였습니다.

2년간 협의기간에 준비한 카드는 알프스산맥 지류로 풍부한 산림자원을 재생에너지로 활용한다는 것, 당연히 난관이 찾아왔습니다.

하나는 가스와 오일, 원자력회사 등 연료 관련 기업의 회유와 협박, 그보다 어려운 건 화석연료 난방에 익숙해져 있던 주민들의 불편과 불안감이었죠. 물론 25년이 지난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자연스럽게 변했답니다.

베른하르트 씨가 제시한 이유는 테크놀로지센터 5가지 기둥 중 연구·개발 병행 부분과 에너지자립 콘셉트 개발·판매 항목.

▲ 귀싱테크놀로지센터 소개 담당 베른하르트 씨.

"연구·개발 병행 측면에서는 1991년 지역난방 자립 선언으로 시작된 에너지자립 프로젝트가 지금은 35개 프로젝트로 확대됐고, 전체 50개 관련 기업 유치와 1100개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졌어요. 귀싱바이오매스발전소 내에 있는 에너지연구센터에는 26명의 상주 연구원이 있을 정도죠."

"에너지자립콘셉트 개발·판매 측면에서 지금 오스트리아 내 120개 마을과 전 세계 20개 마을 혹은 시·군이 귀싱테크놀로지센터와 협약을 맺고 자립프로그램을 진행 중입니다. 일본 쓰시마는 6개월 전 실험을 시작했죠. 연간 3만 명이 테크놀로지센터에서 에너지자립 교육을 받고, 30만 명이 귀싱 관광을 하는 것도 관련된 성과죠."

공허했습니다. 표면과 성과만 설명됐기 때문에 한국 현실에 접목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생겼죠. 그래서 물었습니다. "주체는 누구였는가?"

"귀싱 시민이다.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조합이나 회사를 만들었다. 맨 첫 사업인 지역난방도 게노센샤프트(협동조합)를 만들어 했다. 기관이나 기업 주도는 안 된다. 일부 보조금을 받긴 했지만 대부분 재원은 은행 대출이었다."

에너지원이 아닌 것이 없다

베른하르트 도이치 씨가 가장 먼저 현장을 소개한 핵심시설은 귀싱바이오매스발전소. 앞선 설명처럼 귀싱 에너지자립 원천은 목재였습니다.

한국처럼 국토의 70%가 삼람지대인 조건에 따른 것. 하루 60t이 공급된다는 통나무 앞에서 베른하르트 대표의 공정 설명이 시작됐죠. 우선 통나무를 분쇄했고, 증기가스화 시설로 간 다음 메탄화시설에서 메탄가스가 나오는 공정이었습니다.

전 세계에 에너지 자립 마을 모델을 제공한 오스트리아 귀싱읍 전경(왼쪽). 목재를 원료로 한 바이오매스 발전소(가운데)와 태양열발전소(오른쪽). /공동취재단

베른하르트 씨가 여기서 숨을 가다듬었습니다. 마치 '이게 끝인 줄 알았지. 이제 시작이야' 하는 표정이었죠. 통역을 맡은 베를린자유대학 정치학과 환경정책연구소 박사과정의 염광희 씨가 더 신중하게 통역을 했습니다. "핵심은 지금부터다. 배출가스 정화과정이 그것이다. 이 공정에 대부분 투자비가 들어갔다. 여기서 배출되는 가스 일부는 지역난방에 쓴다."

이어 유얼베르스토프마을과 자신이 마을 대표로 있는 베른하르트 씨가 소개한 핵심은 "세상에 에너지원이 아닌 것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소똥에서부터 건초, 옥수숫대나 질피움(식물) 등 가스를 만들고 열을 만드는 에너지원들은 그전 석탄과 석유를 대체했습니다.

75가구 150명의 주민이 사는 유얼베르스토프 태양열발전소를 방문했던 시간은 오후 2시. 영상 35도로 폭염이라 할 수 있는 날씨가 오히려 어울렸던 건 "더위를 날려버릴 수 없다. 모두 빨아들여 난방연료로 활용한다"는 이곳 모토 때문이었죠. 푹푹 찌는 더위 속에서 베른하르트 씨의 설명은 더 열기를 띠었죠. 끝으로 들어간 보일러실 온도는 바깥 열기의 두 배 이상이었는데, 여기서조차 소개 시간을 줄이지 않는 그의 자세에서 이 모든 더위를 빨아들여 온수보일러 연료로 활용하겠다는 결기까지 느껴졌습니다.

충북 음성에서 나고 자란 한국언론진흥재단 이동우 과장이 한마디 했습니다. "한국 농민들도 옛날부터 에너지자립에는 일가견이 있다. 땔나무에 음식 찌꺼기, 분뇨를 재료로 한 거름까지 뭐 하나 허투루 버리는 게 없었다." 100% 공감. 한국 농민과 농촌이 에너지 자립의 주체가 충분히 될 수 있는 이유죠.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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