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것에 대한 열망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진다고, 결국 소수의 몇몇은 몰래 숨어서 어둠의 경로로 하게 되는데,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은 마약과 매춘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 마약과 매춘이 합법인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마약과 매춘은 무언가 음침하고 입으로 함부로 거론해서는 안 될 듯한 음지의 이미지이지만, 내가 가본 암스테르담의 이미지는 그와는 사뭇 다른 정반대의 이미지였다.

오히려 내가 가봤던 유럽의 어느 도시보다도 깨끗하고 활기차며 우리가 소위 생각하는 어둠의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여기서는 일정 양의 마약은 허용되며 우리가 흔히 커피숍을 가듯 사람들은 마약을 합법적으로 판매하는 이곳을 가는데, 이곳을 사람들은 카페라고 부른다. 한국의 카페에서 일반적으로 커피를 마시고 때론 담배를 피우듯이 이곳에서 사람들은 커피도 마시고 마약을 하는 그저 일상적인 공간이다.

그래서 자국에서 마약과 매춘이 금지돼 있는 많은 서양 사람이 이곳 암스테르담에 이것을 자유롭게 즐기기 위해 관광을 오기도 한다.

그리고 그 관광 코스 중 하나는 레드라이트 스트리트, 한국에서는 소위 홍등가로 불리는 그곳이다. 밤이 되면 하나둘씩 레드라이트 스트리트로 나온다.

나도 하루는 멋모르고 친구를 따라 간 곳이 그 거리였다. 이미 거리에는 수많은 남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내가 그곳에 있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남자의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사실 이곳에 있는 매춘부는 내가 알기로는 전부 여성인데, 같은 여성으로서 이곳을 구경삼아 온다는 것 자체가 많은 미안함을 주기도 했다. 이 레드라이트 스트리트는 이름에 걸맞게 매춘부들이 서 있는 유리창 너머로 나오는 빨간 불빛으로 어두운 거리를 비춰주고 있었다. 각양각색의 코스튬을 하고 길거리에 있는 쇼윈도 같은 곳에서 움직이는 마네킹처럼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그들을 보고 있자니 그곳에서 불청객일뿐인 나는 빠르게 그 골목을 빠져나와버렸다.

하지만 다른 골목 주변도 아니나 다를까 레드라이트 스트리트의 연장선이었다. 수많은 상점이 있었는데, 그곳에서는 재미있는 성인용품들이 슈퍼의 일반 상품처럼 진열돼 판매되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가 보통 꽁꽁 숨기고 감추어야만 하는 이런 불법적인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이 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하고자 간절히 열망한다면 결국엔 어둠의 경로로든 어떠한 경로로든 하게 되어 있다. 아마 마약이든 매춘이든 우리 사회 어느 곳에서는 불법적으로 행해지고 있다는 것은 그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오히려 드러내지 못하고 음지에서 행해지는 이런 행위들이 때론 사회를 더 병들게 하고 사람들로부터 더욱 갈망하게 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이것들을 나쁜 것,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법으로 규정 짓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김신형.jpg
우리나라에서 마약과 매춘이 합법화되는 것을 아직은 상상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이 합법화의 좋은 표본이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해본다.

/김신형(김해시 장유동)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