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봅시다]창원 시내버스 고급화 이상과 현실

이달 1일부터 도내 시내버스 요금이 대폭 올랐음에도 서비스 질적 수준 향상은 보이지 않는 데 따른 시민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인근 대도시보다 요금은 비싸지만 서비스 질이 떨어지는 급행(좌석)버스 서비스 개선 요구가 크다.

창원에 직장을 두고 매 주말을 부산 본가에서 보내는 ㄱ(34) 씨. 그는 이달 1일부터 대폭 오른 경남도 버스요금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창원지역 시내버스 서비스 질은 별반 나아진 게 없음에도 요금은 부산보다 비싸졌기 때문이다.

ㄱ 씨는 특히 급행버스 요금 인상과 서비스에 불만이 크다. 부산은 일반 1800원에 교통카드 1700원이지만 창원은 일반 1800원에 교통카드는 1750원으로 더 비싸진 탓이다. 단순히 요금 50원 차 때문만이 아니다. 문제는 확연히 차이 나는 객관적인 서비스 질 때문이다.

ㄱ 씨는 "부산 급행(좌석)버스 대부분은 시외노선에도 투입되는 고급차량으로 이뤄져 있다"면서 "반면 창원 급행(좌석)버스는 일반 시내버스 모델에 좌석만 2열 늘린 차량이 주로 운행되고 있다. 부산과 창원 급행버스는 승차감과 안전에서 차이가 확연하다"고 말했다.

실제 부산시내를 운행하는 급행(좌석)버스는 창원지역보다 고급버스가 주를 이루고 있다. 주요 모델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유니버스 스페이스(익스프레스)' 또는 자일대우버스의 'FX116 크루징 애로우' 시리즈다. 이 모델은 시외버스에도 활용되는 모델이다.

반면 창원지역 급행버스에는 주로 현대자동차그룹 '슈퍼에어로시티' 또는 자일대우버스 'BS106' 계열이 주로 활용되고 있다. 흔한 일반 시내버스에 좌석시트를 더한 모델이다.

고급버스 모델과 일반버스 모델은 전체 길이나 내부 넓이, 디자인 말고도 각종 사양에서 차이가 난다. 고급버스는 승차감이 뛰어나고 대부분 좌석에 등받이 기울기 조절도 가능하며, 좌석에 항시 안전벨트를 노출해두고 있다.

이 같은 차이는 두 도시의 정책적 차이에서 비롯한다. 부산시는 2009년부터 급행버스 고급화 정책을 펼쳐 각 버스회사가 도입하는 급행버스를 모두 고급형으로 교체하도록 했다. 이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그렇다고 창원시에 고급급행버스가 없는 것만은 아니다. 급행 800번, 801번, 860번 노선에 일부 운행 중이다. 하지만 대부분 고급버스인 부산에 비해 그 수가 극히 적다.

창원시는 2012년 광역급행버스 노선을 신설하면서 창원지역 버스회사 각 사에 고급버스를 1대씩 갖추도록 했다. 진해여객과 마인버스는 차량을 더 구입해 현재 각각 6대, 2대를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각 사 공동배차 정책상 고급버스를 모두 급행노선에 투입하지 않는다.

한 버스회사 관계자는 "노선수익은 같지만 고급버스는 차량가격이 비싸고 유지비가 많이 들어 경영에 부담이 된다"며 "재정적 지원 없이 회사 혼자 이 차량을 다수 운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이 같은 문제 인식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화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다. 시 관계자는 "시내버스 요금은 경남도가 정하는 것이고, 부산과 창원 간 단순 비교는 곤란하다"면서 "시도 2012년부터 800번대 급행에 고급버스를 일부 투입해 시민 만족도를 조사하고 있지만 그 효용성을 체감하는 시민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대당 가격이 높은 고급버스 구입에 예산 지원을 하는 것보다 일반버스를 더 투입해 배차시간을 줄여 편리성을 제공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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