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맛집]밀양시 단장면 '에르모사'

밀양 표충사로 가는 길에 '에르모사'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다. '에르모사(hermosa)'는 스페인어로 '아름답다'는 뜻이다. 국밥, 국숫집이 이어질 것 같은 곳에 있는 레스토랑이어서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지난해 5월 개업했지만, 밀양 시내에도 벌써 소문 났다. 창원·대구·부산 등 타 지역에서도 바람을 쐴 겸 이곳에 들러서 식사하고 가는 이가 많다는 게 식당 관계자들의 말이다.

세련된 외관에다 내부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그릇·주방 도구, 앙증맞은 소품 등을 비치해뒀다. 출입구 안쪽에는 구피 물고기를 항아리에서 기르고 있고, 바깥에는 화초들을 가꾸고 있다. 놀랍게도 초록색 이파리와 투명 유리창에 손가락 한 마디도 안 되는 청개구리가 다닥다닥 붙어서 쉬고 있다.

"이 집에서 제일 잘하는 게 뭔가요?" "저희 집은 피자, 파스타, 커피가 다 맛있는 집으로 통합니다."(웃음)

세이 포르마지오 피자.

인기 메뉴라는 푼기 크림 파스타, 디아볼라 파스타, 세이 포르마지오 피자를 주문했다. 수프와 샐러드가 먼저 나왔다. 수프는 노란색에 달콤한 맛이 나서 단호박 수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당근 수프였다. 당근을 푹 고아서 꿀, 설탕, 양파, 우유 등을 넣고 끓이면 색깔도 맛도 단호박과 비슷해진다고.

푼기 크림 파스타는 진한 치즈 맛에다 매콤한 맛도 함께 났다. 크림 파스타의 느끼한 맛을 줄이고자 베트남 고추를 사용했다. 푼기(Funghi)는 이탈리아어로 버섯을 뜻한다. 파스타에 양송이, 새송이, 느타리버섯이 들었다.

디아볼라 파스타는 새우, 홍합, 꽃게 등이 든 해물과 토마토소스가 버무려져 나왔다. 더 좋은 맛을 내기 위해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로 볶아서 파스타를 만든다고 했다.

세이 포르마지오는 6가지 치즈가 듬뿍 든 피자다. 모짜렐라, 리코타, 고르곤졸라, 체다, 에멘탈, 그라나 파다노 치즈가 골고루 들었다. 직접 만든 쫀득쫀득한 도우에 깊은 치즈 맛이 어우러졌다.

3가지 메뉴 이 외에 인기 메뉴 중 하나는 함박 스테이크(햄버그 스테이크의 메뉴명)다. 함박 스테이크는 예약자에 한해서 맛볼 수 있다. 과일·양파 등을 직접 갈아 넣은 소스로 만든다고. 고기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메뉴다.

천상현(32) 대표는 "채소, 과일, 해산물 등 음식재료 대부분은 밀양 중앙시장에서 구입한다. 치즈는 좋은 치즈를 판매하는 곳이 별도로 있어서 그곳을 이용한다. 좋은 음식재료로 질 좋은 음식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버섯이 든 푼기 크림 파스타(왼쪽), 여섯 가지 치즈가 든 세이 포르마지오 피자(오른쪽), 해물·토마토소스로 만드는 디아볼라 파스타(위쪽).

그는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요리를 하고 싶어서 부모님이 계신 밀양에서 레스토랑을 열었다.

천 대표는 "미국 유학 시절 자취를 하면서 요리를 했다. 음식을 만들어서 미국인 친구들과 나눠 먹으면서 친구를 많이 사귀었다. 한국식 떡볶이, 돈가스, 카레가 거기서 먹혔다. 나중에는 저를 '천 셰프'라고 부르면서 친구들이 음식재료를 사 와서 만들어달라고 할 정도였다"며 요리를 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유학 시절 주말에는 중국, 타이,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주방 보조 아르바이트도 했다. 유학생활 3년을 마치고, 돌아와서 미래를 고민했다. 그러면서 다시 요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구, 부산 이탈리아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피자집에서 일하면서 2년간 레스토랑 준비를 했다. 그는 "늘 음식점에서 파는 음식들이 성에 안 찼다. 좋은 재료를 쓰지 않아서다. 그래서 직접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스테이크 등 내놓고 싶은 요리가 많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메뉴 및 위치>

◇메뉴 △푼기 크림 파스타 1만 4900원 △디아볼라 파스타 1만 5900원 △볼로네제 리조또 1만 6900원 △함박 스테이크 1만 8900원 △세이 포르마지오 피자 1만 7900원.

◇위치: 밀양시 단장면 표충로 222.

◇전화: 055-352-8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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